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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블던型 빅뱅(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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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블던型 빅뱅(지평선)

입력
1998.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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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블던테니스대회는 100년이 넘는 세계 최고의 역사와 명성을 자랑하는 전영(全英) 오픈 대회. 1877년 영국 윔블던에서 첫대회가 열렸고 1968년 다른 대회에 앞서 프로선수에 대한 참가가 오픈되면서 명실공히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대회로 공인받고 있다. 경기가 아마추어들만의 잔치가 아닌 세계상위 랭킹선수가 각축하는 오픈대회로 발전하면서 달라진 것은 홈 이점에도 불구하고 영국선수가 챔피언이 되는 기회가 더욱 드물어졌다는 사실이다.■영국의 금융 빅뱅(BIG BANG)은 86년 대처정권이 뉴욕시장에 급격히 밀리며 쇠락해가는 시티(런던의 금융가)의 활력을 회생시키기 위해 단행했던 증권시장개혁조치. 외국금융기관에 대한 거래소 회원권의 개방, 수수료율의 자유화등 증시의 과감한 개방화 자유화조치가 기폭제가 되어 영국 금융시장 전반의 효율화와 서비스 경쟁력의 강화로 이어졌다. 금융거래량이 크게 늘고 활기를 띠는등 국제금융시장으로서의 시티도 부활했다.

■그러나 그 다음에 무엇이 일어났는가. 효율이 높아진 바로 그 시장에서 영국의 증권회사와 머천트뱅크가 서서히 외국계 자본에 매수되고 붕괴되면서 외국선수들이 판치는 이른바 「윔블던型」으로 바뀌어 갔다. 당시 영국의 상위 10대증권사중 8개가 도산 또는 인수합병되었고 미국 독일 홍콩등으로 주인이 바뀌었다. 시장은 활력을 찾았지만 주도권은 외국기업에 빼앗겼다.

■외환위기 극복을 위한 우리정부의 당면 최우선과제는 외국자본유치다. 외국인에게 돈벌이나 사업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어 줘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쫓기고 있다는 느낌이다. 해외 유명선수(기업)의 출전은 대회명성(외자유입)도 올리고 국내선수 기량(경쟁력)향상의 자극제도 될 수 있다. 그러나 경기장에서 뛸 수 있는 우리선수가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을까. 발등의 불끄기가 아무리 급하다해도 남긴 불씨까지 살필줄 아는 사려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김서웅 논설위원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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