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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포트 특종 ABC가 가로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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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포트 특종 ABC가 가로채”

입력
1998.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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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기자 타이어피바디 언론상 거부『미 ABC TV와 이 방송의 앵커인 테드 코펠이 내 특종을 빼앗았습니다』

프리랜서 기자인 네이트 타이어(38)는 주간 뉴요커지 최신호(25일자)와의 인터뷰에서 피바디 언론상 수상을 거부한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그가 말하는 문제의 특종은 「킬링필드의 주역」 폴 포트 재판 장면이다.

그가 전한 사연은 이랬다. 타이어는 폴 포트 사망설이 나돌던 지난해 초여름 그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크메르루주의 본거지인 북부 캄보디아의 정글을 헤맸다. 갖은 고생끝에 낚은 수확은 엄청났다. 건재한 폴 포트의 모습뿐 아니라 그가 부하로부터 인민재판을 받는 장면을 고스란히 비디오에 담은 것이다.

하지만 이를 안 ABC측이 접근했다. 홍콩의 시사주간지인 파이스턴 이코노믹 리뷰와 계약을 맺고 있던 그는 방송매체와 공조하면 기사의 반응이 더 클 것을 감안해 코펠과 계약을 맺었다. 리뷰가 발간될 때까지 1주일동안 북미지역에서만 방송한다는 조건이었다. 문제는 다음에 일어났다. ABC측이 인터넷에 프로 예고를 올리며 전세계에 알려지고 말았다. 노인이 된 폴 포트가 부하의 신문에 눈시울을 훔치고 지팡이에 의지해 맥없이 걷는 모습은 당시 큰 파문을 던졌다. 이후 이 재판은 폴포트에 대한 세계의 전범처벌 여론을 희석시키기 위한 쇼로 판명났지만 거의 20년만에 공개된 폴 포트 특종의 공은 ABC에게 고스란히 돌아갔다. 반면 당사자인 타이어는 리뷰에 뒤늦게 실리는 「낙종기자」가 되고 말았다.<뉴욕=윤석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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