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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관찰(나들이 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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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관찰(나들이 학습)

입력
1998.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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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을 먹으러 꽃을 찾는 모습에서 ‘종의 진화와 공생’ 자연법칙 설명꽃이 피면 나타나는 것이 나비. 꽃을 찾는 나비의 모습은 보기에도 아름답지만 어린이들에게 진화와 공생이라는 자연법칙을 설명하는데도 그만이다. 경희대 자연사박물관 최한수연구원은 『진화는 생물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봄과 여름내내 쉽게 볼 수 있는 나비를 통해 생태계의 법칙을 배워보자.

그는 『나비는 꽃과 공생관계를 이루며 진화의 파트너가 된다』고 말한다. 나비는 꽃의 화관 제일 밑부분에 있는 꿀샘에 빨대처럼 생긴 입을 집어넣어 꿀을 빠는데 이때 꽃가루가 몸에 묻었다가 다른 꽃의 꿀을 빨 때 옮겨지게 된다. 꽃은 나비가 몸을 더 들이밀도록 꿀샘을 더 깊숙한 곳으로 숨기고 나비는 입이 점점 길어지는 식으로 공진화한다. 꽃은 봉오리안에 암술과 수술이 함께 있어도 스스로 교배를 하지 않고 나비가 옮겨준 꽃가루와 교배를 한다. 한 봉오리안에서 근친교배를 하면 유전자가 단순해지며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나비종류는 국내에만 280여 가지. 이처럼 다양한 이유는 종분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열대지방에서는 한가지 꽃에만 앉는 나비종류를 볼 수 있는데 이 꽃 저 꽃 앉는 것보다 같은 꽃가루만 날라다 주는 것이 꽃의 종 유지를 위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알고 있는 나비종류를 짚어보라고 하면 노랑나비 호랑나비등 보통 열가지를 넘기기 어렵다. 족도리풀에만 알을 낳는 이른봄애호랑나비, 날개에 뱀눈무늬가 있는 뱀눈나비 등을 일러주자. 몸의 크기가 보통 나비의 4분의1에 지나지 않지만 화려한 무늬를 가진 작은홍띠점박이푸른부전나비는 이름이 가장 긴 나비. 나비는 전설이나 민화에 자주 등장한다. 특히 죽은 사람의 영혼을 의미하는데 많이 사용돼왔다. 최씨는 『보통 무덤이 자리잡은 산속 양지바른 곳은 꽃이 많이 피어 나비도 많이 모인다. 나비의 번식기인 이른 봄에 나비가 엉켜 군무를 하는 것을 보면서 옛날 사람들은 영혼이 승천한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풀이한다.

나비와 종종 혼동하는 것이 나방. 하지만 더듬이의 형태가 확연히 다르다. 더듬이가 곤봉모양이면 나비, 뾰족하면 나방이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조사된 나방의 종류는 2,000여가지나 된다. 나방의 종류가 이처럼 많은 것은 형태변이가 더 쉽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영국 산업혁명당시 맨체스터지역의 환경변화를 예증하는 생물로 흰 나방을 꼽았던 것도 나방이 그만큼 변이가 쉽기 때문이었다.<김동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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