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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케익/파트리스 기베르 노보텔 앰배서더 총주방장(한국에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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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케익/파트리스 기베르 노보텔 앰배서더 총주방장(한국에살면서)

입력
1998.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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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호텔의 총주방장치곤 나이가 적은 편이다. 그리고 사람들이랑 어울리길 좋아하는 핸섬한 프랑스 남자이다. 호텔 주방장이라는 직업적 특성 덕분에 나는 각나라를 돌아다니는 호강을 하고 있다. 특히 동양은 내가 자란 유럽과 다른 점이 많아 사람들의 말투나 옷맵시까지 내게는 신기하고 재미있다.한국에 온후 특이한 취미가 생겼다. 나도 모르게 한국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면 따라서 발음해 보는 것이다. 덕분에 한국말 발음이 제법 좋아 어떤 사람들은 전화로 얘기할 땐 나를 한국사람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한국에 온지 8개월 밖에 안됐는데 나는 벌써 「유명인」이 되었다. 우연한 기회에 만든 음식 때문이다. 나는 이미 신문에도 몇번, 그리고 TV에서도 몇번 인터뷰를 했다. 집에서 가족들이랑 내가 나온 프로그램을 녹화한 비디오 화면을 보며 만족감에 으쓱하기도 한다. 바로 김치 때문에 나는 이런 행운을 잡게 됐다.

한국에 와서 얼마간 살다보니 언어와 마찬가지로 음식문화 또한 내가 자란 프랑스와는 너무나 다르다는 점을 발견했다. 나는 참 프랑스요리를 잘 만든다. 그러나 나의 장기인 정통 프랑스요리 만으로는 한국인들을 감동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고민에 빠졌다.

어느날 가족들과 남한강에 낚시를 하러 갔을 때였다. 작은 피래미 하나라도 잡히길 바라며 아들 파비앙과 장난을 치고 있었다. 그때 파비앙이 『아빠 한국사람들은 마늘 냄새나는 김치를 너무 좋아하는 것 같아요. 아마 김치사탕이라도 만들면 크게 히트칠걸요』라고 말했다. 나는 쾌재를 불렀다. 『그래, 김치를 이용하는거야』 번뜩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있었다. 다음날 아침 주방장회의를 소집, 김치를 이용한 뭔가를 만들어보자고 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김치케익.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신세대와 유럽인들의 입맛도 만족시키는, 그야말로 동서양 음식문화의 결합이었다. 처음에 나를 그처럼 고통스럽게 했던 마늘 생강 섞인 김치가 내게 성공과 인기를 가져다 주었으니 참 인생이란 알다가도 모를 미로찾기인 것 같다.<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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