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日-美 엇갈린 발표불구 인도와 개발경쟁 따라 “핵실험은 시간문제” 분석파키스탄이 핵실험을 실시했느냐, 아직 안했느냐를 두고 17일 미국과 독일·일본이 서로 엇갈리는 정보를 발표했다. 그러나 실험을 설령 실시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핵실험은 시간문제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것도 금명간에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헬무트 콜 독일총리와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일본총리는 17일 버밍엄 서방선진 7개국 및 러시아(G8)정상회담 폐막식에서 파키스탄이 핵실험을 실시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파키스탄은 즉시 이를 부인했고 빌 클린턴 미 대통령도 파키스탄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미 중앙정보국(CIA)는 11일과 13일 인도가 실시한 핵실험을 사전에 탐지하지 못해 청문회에 불려가는 등 곤욕을 치렀다.
하지만 이처럼 상반된 주장에도 불구, 인도의 핵실험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였던 파키스탄이 설령 핵실험을 아직 실시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핵실험 강행은 시간문제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파키스탄은 인도가 74년 첫 핵실험을 실시한 이후 핵무기를 보유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여왔으며 성과를 거두었다. 파키스탄은 인도와 함께 핵확산금지조약(NPT)과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CTBT)등에 가입하지 않아 미국 등은 파키스탄을 핵폭탄 보유가 가능한 국가로 분류해왔다.
미 과학국제안전보장연구소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91년까지 핵무기에 사용할 수 있는 고농축우라늄 210㎏을 카프타에서 생산해냈다. 파키스탄은 이후 고농축우라늄의 생산을 중단했지만 생산을 재개할 경우 첫해 300㎏, 다음해 110㎏을 생산할 수 있으며 현재 보유한 양으로는 원자폭탄을 10개 정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인도는 74개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은 이미 이란과의 접경지역인 발루치스탄지역의 차가이에 핵실험장까지 설치해놓았으며 북부 차시마에도 원전을 건설중이다.
파키스탄이 최근 자체개발한 「가우리」미사일의 시험발사를 서두른 까닭도인도가 핵실험을 실시하고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는 낌새를 챘기 때문이다. 파키스탄은 인도의 핵무기개발은 국가생존문제와 직결되는 사안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국내여론도 인도에 대응해 핵무기개발을 서둘러야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미국 등 핵강국들은 그동안 파키스탄이 핵실험을 실시하지 못하도록 강력한 설득작업을 해왔다. 하지만 파키스탄의 태도가 이미 루비콘강을 넘어선 지금 국제사회는 무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으며 핵 5대강국에 의한 국제평화라는 커다란 틀은 깨질 수밖에 없게 됐다. 특히 수십년동안 계속된 인도와 파키스탄의 적대적 관계를 고려할 때 자칫하면 최악의 시나리오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이장훈 기자>이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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