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紙 “수하르토 돌아올 수 없는 지점 지났다”/수하르토 油價인상 철회·강경진압 지시도인도네시아 소요사태는 15일 수하르토 대통령의 귀국과 함께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최악의 폭동사태가 이날 새벽까지 계속됐던 자카르타는 수하르토의 귀국에 앞서 진주한 1만5,000여명의 군병력이 삼엄한 경비를 펼친 가운데 대통령궁으로 통하는 길목에는 탱크와 장갑차가 배치됐으며 정부청사 주변에는 정예부대원들이 배치됐다.
국내외 언론과 전문가들은 수하르토의 사임은 필연적이며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 것인지가 문제일 뿐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카이로에서 열린 개발도상국 15개국(G15) 정상회담에 참석한 뒤 예정보다 하루 앞당겨 귀국한 수하르토 대통령은 이날 새벽 4시(현지시간) 자카르타의 하림 페르다나쿠사마 공군기지에서 하비비 부통령과 위란토 국방장관의 영접을 받았다.
수하르토는 이날 유혈 폭동사태를 촉발했던 휘발유값과 전기료 인상조치를 철회하라고 지시하고 「합법적인 절차에 따른」사임의사를 거듭 표명했으나 소요사태의 강경진압을 군에 지시, 쉽게 권좌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워싱턴포스트는 14일 인도네시아의 유혈사태로 수하르토 대통령의 집권기반이 무너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자카르타의 서방외교관들은 수하르토의 실각이 시간 문제일뿐이라고 말하고 있다』며 『비록 수하르토가 철권통치를 재개한다 해도 인도네시아 사태는 돌아오지 못할 지점을 지나버렸다』고 밝혔다.
수하르토 대통령과 막역한 관계인 가레스 에반스 전 호주 외무장관도 15일 수하르토 대통령은 군지도자 또는 군집단지도부에 권력을 이양하고 사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반스는 이날 『인도네시아에서는 군이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고있어 특정 개인(장군)이든 폭넓은 군집단이든 군부 지도자가 수하르토로부터 권력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동부 외곽지역의 슬럼가 인근 클렌터 지역의 족자 백화점에서 14일밤 폭도들이 이 백화점을 약탈하던 중 다른 일단의 폭도들이 불을 질러 170여명이 사망했다. 또 탄중 프리옥 지방의 백화점과 자카르타 서부 탄제랑의 한 쇼핑몰에서도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 각각 최소한 54명과 20명이 숨졌다고 병원 관계자들이 밝혔다.
○…중부 자바의 세마랑시에서는 15일 오전 수천명의 학생과 시위대가 인도네시아 국영 방송사인 라디오 리퍼블릭 인도네시아를 점거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방송으로 내보내줄 것을 요구, 방송국측은 이들이 요구하는 대로 즉각적이고도 근본적인 개혁조치와 물가인하, 군의 무력사용중단 등을 2차례 방송했다.
○…선진 8개국(G8) 정상회담에 참석하고 있는 빌 클린턴 미대통령은 15일 수하르토 대통령의 사임여부는 전적으로 인도네시아 국민에게 달려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하르토가 권좌를 내놓을 것인 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직접적인 답변을 거부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수하르토 대통령이 국민들과의 대화를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만이 정치·경제적 개혁을 이룩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자카르타 외신="종합">자카르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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