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하르토가족 탈출說… 루피아貨 거래 중단/집권당 수하르토 사임압력,美도 퇴진거론【자카르타 외신=종합】 수하르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15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급거 귀국한 뒤 긴급 각료회의를 소집하는 등 사태 수습에 들어갔으나 집권당으로부터도 공개적인 사임 압력을 받는 등 최대의 정치적 위기에 처했다.
반정부 시위와 폭동사태는 이날도 이어져 자카르타 등 3곳의 백화점에서 약탈을 하던 폭도 250여명이 방화로 사망하는 등 무정부 상태가 계속됐다.
워싱턴포스트 등 세계 주요 언론들은 『수하르토의 퇴진은 더 이상 문제가 아니며 언제 어떻게 물러나느냐는 것이 문제』라고 보도하는 등 수하르토의 퇴진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관련기사 3·9·11면>관련기사>
집권 골카르당의 최대 계파중 하나인 코스고로는 이날 성명을 발표, 『수하르토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을 경우 강제로 떠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폭동 사태 이후 수하르토의 집권기반인 골카르당에서 반수하르토 성명이 나오기는 처음이다. 국민의회 지도부도 수하르토 대통령과 면담을 갖고 사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하르모코 의장이 밝혔다. 50여명 이상의 인도네시아 저명인사들은 범재야단체인 「국민위원회」를 창립하고 수하르토 대통령의 사임을 촉구했다.
수하르토 대통령은 이날 군고위 관계자들과 수습대책을 논의한 후 유혈폭동의 계기가 됐던 연료값 인상조치를 철회토록하고 사태를 조기수습할 것을 지시했다.
또 자카르타의 모든 대학교를 포함한 전 학교에 월요일까지 휴교령을 내리고 은행과 기업체에 대해서도 당분간 문을 닫도록 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인 뱅크 인도네시아는 이날 『유혈 폭동사태로 대부분의 은행이 청산거래에 참여할 수 없게 됐다』며 루피아화의 거래를 중단했다. 이에따라 인도네시아의 대외적인 경제활동은 당분간 정지됐다.
14일밤 자카르타 외곽의 한 백화점에서는 시위대들이 불을 질러 백화점 안에서 약탈중이던 170명이 불에 타 숨지는 등 3곳의 백화점에 방화가 발생, 최소한 250명이 사망했다고 현지 구조관계자들이 밝혔다. 이에따라 유혈폭동이 격화한 12일 이후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3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홍공에서 발행하는 사우스 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수하르토의 자녀들이 11일 이후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아 이미 외국으로 탈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무부는 16일 오전 전세기 2대를 이용, 인도네시아에 거주하는 자국민 8,000여명을 방콕이나 싱가포르로 철수시킬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제2의 도시인 중부 자바주 수라바야시에서도 15일 폭동이 발생해 한 명이 사망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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