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부문 대상/서울 선희학교 김장현 교장/‘특수교육 내실화’ 반평생 외길/“자신감이 장애극복 첫걸음” 현장·예술교육 심혈/‘헌신과 봉사’ 참스승의 길청각장애아를 위한 초·중등 특수교육기관인 서울 선희학교 김장현(金長鉉·64) 교장은 반평생 외길을 걸어온 특수교육계의 큰 기둥이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52년 4월15일 광주 서석국교 일반교사로서 교직에 투신한 김교장은 68년 9월 서울 농아학교로 자원, 특수교육에 발을 디뎠다. 91년서울 맹학교 교장으로 부임한뒤 지난해 3월부터 선희학교를 맡아 운영해오고 있다. 어린 시절 고향의 성당에서 장애인들을 정성으로 돌보던 아일랜드신부들에 대한 기억이 평생의 길을 다시 정하게한 계기가 됐다.
장애학생들에 대한 김교장의 교육원칙은 무엇보다 자신감을 심어 주는 것. 이를 위해서 교과학습보다는 현장체험학습이 중요하다고 판단, 특별활동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선희학교 초등부 4∼6년생 전원을 스카우트 대원으로 육성, 문화답사와 야외 학습을 월 2회 정기적으로 실시했다. 지난해에는 장애학생도 남을 도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특수학교로는 처음 청소년적십자단(RCY)을 창단하기도 했다.
공주사범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한 김교장은 청각장애아들이 일반인보다 관찰력이 오히려 뛰어난 것을 발견, 미술교육에 노력을 기울여 국전입상자를 비롯, 많은 제자들을 화단의 재목으로 길러냈다. 김교장의 제자들은 청각장애인 화가모임 「한국농미회」를 만들어 지금까지 10여차례 전시회를 개최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며 스승의 뜻을 키워가고 있다.
김교장은 또 장애학생들의 취업교육을 위해 55세 나이로 서울산업대 산업디자인학과에 편입해 공부했는가하면 59세때 건국대 교육대학원에 입학, 석사학위까지 취득하는 열정을 보였다.
김교장은 95년 10월 서울맹학교 합주단을 이끌고 일본 후쿠시마(福島)에서 열린 전일본 장애인체육대회에 참가해 개회식공연을 가진 일과, 서울맹학교에 「침술 전문 교육관」을 설립해 졸업생 동문들로부터 「애맹상(愛盲賞)」을 받은 일 등을 큰 기쁨으로 간직하고 있다.
올 8월 교직생활을 마감하는 김교장은 수상소식에 『특별히 내세울 공적도 없는데 큰 상을 받게 된 것은 하느님의 축복』이라고 감격해 했다.
가족으로는 음악교사 출신인 부인 성옥자(成玉子·63)씨와 1남1녀가 있다.<권대익 기자>권대익>
◎초등부문 대상/완도 동고초등학교 서부현 교장/나환자촌·낙도서 ‘사랑’의 37년/분교장자청 自活교육… ‘벽 허물기 대화’ 온정성
전남 완도군 신지면 동고리 동고초등학교 서부현(徐富鉉·56) 교장은 반평생 교직생활을 사랑과 헌신으로 일관해왔다. 대상소식을 접한 서교장은 『이제 교사가 뭔지를 어렴풋이 알게 됐는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 도리어 민망스럽다』며 겸손해 했다.
61년 고향인 전남 영암에서 첫 교편을 잡아 굶주린 아이들과 고아들을 먹이고 가르치는데 젊음을 바친 서교장은 76년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음성나환자 정착촌인 영암군 도포면 영호농장내 미감아(未感兒)분교장을 자청했다.
당시는 미감아들이 나환자의 자식이라는 이유만으로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심지어 부모로부터 버림을 받기도 했던 시절. 서교장은 피해의식으로 꽁꽁 닫힌 아이들의 마음의 문을 끝없는 사랑으로 열었다.
또 절반이상이 구걸하며 생활하던 주민들에게 송아지와 돼지등을 분양해줘 자활의 의지를 키워주는데도 힘을 쏟았다. 서교장은 『그때는 젊다는 열정 하나로 덤벼들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부족한 게 많았던 것 같아 아쉽다』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시 한번 그곳에 가서 제대로 교육을 펼쳐보고 싶다』고 말했다.
서교장의 교육에 대한 열의와 아이들에 대한 사랑은 95년 지금의 섬마을로 옮겨졌다. 아버지 환갑날에도 아이들을 돌보았다는 서교장의 일화는 섬마을 주민 모두가 알고 있다.
학교교육에 시큰둥해하던 학부모들을 직접 만나며 『아이들을 믿고 맡겨달라』고 설득한 끝에 한때 폐교위기에 놓였던 학교를 정상으로 되돌려 놓았고 학생들과는 꾸준히 「사랑의 대화」시간을 가져 서로의 벽을 허물었다. 96년에는 이 대화를 통해 3학년 김모(10)군이 백혈병을 앓는 사실을 부모보다 먼저 알아낸 뒤 모금운동 등을 벌여 생명을 건져냈다.
서교장은 또 박봉을 쪼개 미국 일본 등 외국의 선진교육현장을 둘러보고 전국의 열린교육 세미나와 강연회는 빠짐없이 찾아다니며 더 나은 교육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연구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섬주민들은 2월로 임기가 끝난 서교장에게 『더 있어달라』고 애원, 1년을 더 붙잡아 두었다.
『아이들과 교육은 나의 전부』라고 말하는 서교장은 부인 김인자(金仁子·52)씨 사이에 3형제를 둔 자상한 아버지이다.<완도=안경호 기자>완도=안경호>
◎심사경위·소감/김민하 심사위원장·한국교원 단체총연합회 회장/“현지실사 통해 선정 참스승 건재 큰 감명 교육개혁 계기되길”
민족의 내일은 교육의 성패에 달려있습니다.
특히 천연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의 장래는 인재를 가꾸는 교육적 성과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에 교육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될 것입니다.
올해로 열일곱번째를 맞은 한국교육자대상은 전국의 초·중등 교육자 가운데 가르침의 큰뜻을 보여주신 헌신과 봉사의 스승을 찾아내어 이나라에 참다운 스승이 건재함을 사회에 알리고 교육자 존경의 풍토를 조성하기 위하여 한국일보사가 제정한 한국교육계 최고의 상입니다.
이번 제17회 한국교육자대상 후보자로 추천된 분은 초등 48명, 중등 46명 등 모두 94명이었습니다. 이분들은 전국 시·도 교육청,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한사립중고등학교장회, 그리고 세분이상의 일선학교 교장선생님들의 추천을 받아 이미 지역별로 엄격한 심사를 거쳐 추천되었습니다. 심사위원회는 교육계 중진과 학자, 언론인 등 7명으로 구성했습니다.
저희 심사위원들은 지난 4월2일에 심사기준을 토론, 확인하고 4월3일부터 4월30일까지 한달여동안 면밀한 서류심사 과정을 통해 5월6일 심사회의에서 초등 16명, 중등 15명 등 모두 31명을 수상 후보자로 정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분들중 대상 후보자 4명을 선정, 한국일보 기자로 하여금 현지실사를 하도록 하여 그 보고를 듣고 5월12일 최종적으로 대상 수상자 초·중등 각 1명, 스승의 상 수상자 29명을 선정했습니다.
어려운 심사를 진행하면서 심사위원 모두는 참스승이 많이 건재하고 계신 사실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추천된 후보 모두가 대상 수상자로 손색이 없는 분들이라 굳이 우열을 가려야 하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수상자로 결정된 서른한분의 선생님들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드리면서 아울러 투철한 사명감으로 봉사하고 계시는 전국의 선생님 모두에게 진심으로 존경의 뜻을 표합니다.
이번 한국교육자대상이 현재 진행중인 우리의 교육개혁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심사위원(가나다순)
▲김민하(金玟河)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김성우(金聖佑) 한국일보 논설고문 ▲이세중(李世中) 변호사·광운대 이사장 ▲송자(宋梓) 명지대 총장 ▲이돈희(李敦熙)한국교육개발원 원장 ▲문용린(文龍鱗)서울대 교수 ▲문창재(文昌宰)한국일보 논설위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