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법 민사31단독 최복규(崔復奎)판사는 14일 「미란다 원칙」을 고지받지 않고 강제연행됐다가 풀려난 중앙대 전 총학생회장 허모씨 등 16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국가는 원고들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 50만원씩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지금까지 미란다 원칙을 준수하지 않아 형사사건에서 무죄가 선고된 적은 있으나 민사소송에서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기는 극히 이례적이다.
최판사는 판결문에서 『원고들이 경찰에서 폭행 등 가혹행위를 당하지 않았고 6∼7시간 조사를 받은 뒤 풀려난 점은 인정된다』며 『그러나 경찰관들이 현행범을 체포하거나 피의자를 임의동행할 때는 반드시 가족들에게 경찰관의 신분과 동행장소및 목적을 알려주고 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권리가 있음을 고지해야 하는데도 이를 지키지 않은 만큼 정당한 공무집행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최판사는 또 『당시 중앙대 학생회관에 1,000여개의 화염병이 발견됐고 동아리방에서 원고들이 잠을 자고 있었지만 같은 건물에 있었다는 점만으로는 화염병을 보관한 현행범으로 단정지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이영태 기자>이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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