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어업·목재제조업 등 3개/80년기준지수 100이하 하락/70년대 새마을운동때 수준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로 우리 경제가 70년대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주식시장에서는 실제로 70년대로 주가가 주저앉은 업종과 종목들이 속출하고 있다.
주가지수를 업종별로 평균해 산출한 「업종지수」가 100 아래로 떨어진 업종은 건설, 어업, 목재 및 나무제품 제조업 등 3개에 달한다(13일 종가기준). 종합주가지수는 80년의 주가수준을 100으로 해 산출하기 때문에 지수가 100 미만이라는 말은 80년 수준에도 못미친다는 의미다. 증시 관계자들은 70년대에 새마을운동이 한창이던 것을 빗대 이들 주식을 「새마을 주식」이라고 말하고 있다.
건설부문의 업종지수는 13일 현재 53.52. 상장 건설업체들의 평균 주가가 80년의 절반밖에 안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13일 1,235원을 기록한 코오롱건설의 80년 1월4일 주가는 460원. 당시는 액면가가 500원이었으므로 지금으로 치면 4,600원인 셈이다. 결국 이 회사의 주가는 18년만에 4분의1 선으로 떨어진 것이다. 금호건설도 당시 474원(현재가 4,740원)이던 주가가 920원으로 떨어졌다.
80년대 초 「건설산업」이라는 업체가 유화업종임에도 불구하고 이름에 「건설」자가 들어간 덕에 연일 상한가를 기록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건설주는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54개 상장종목 가운데 3분의 1인 18개사가 관리종목에 편입돼 있는 비참한 처지다.
건설업종에 이어 어업이 업종지수 84.11을 기록하고 있다. 또 목재 및 나무제품 제조업도 업종지수 85.26으로 「새마을 주식」의 대열에 끼여있다. 업종지수 150을 넘지 못하고 있는 의복 비철금속 도매 종금 등 업종도 기업 및 금융구조조정이 강도있게 진행되면 머지 않아 80년대 이전으로 주가수준이 내려앉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업종지수는 100을 넘었더라도 개별 종목별로는 이미 주가가 70년대 이전으로 후퇴한 주식들도 수두룩하다. 금융구조조정의 한 가운데 놓여있는 은행권이 대표적이다. 13일 종가 930원을 기록한 상업은행의 80년 1월4일 주가는 900원. 현재 주가가 액면가 500원 시절에 불과한 것이다.
87년에도 건설부문 업종지수가 70선까지 내려간 적은 있다. 하지만 극소수 대형우량주가 주가를 지탱하고 있는 최근 장세에서는 당시보다 여타 주식의 가격하락폭이 더욱 클 수 밖에 없어 70년대 주가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증권 홍완순(洪完淳) 상무는 『주가가 70년대 수준까지 떨어질 정도로 지수상 바닥세가 분명하지만 구조조정이라는 태풍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는 반등을 기대하기도 힘든게 현실』이라고 말했다.<김준형 기자>김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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