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松花가루 날리는 숲속 율곡 선생 책읽는 소리…/파주 자운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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松花가루 날리는 숲속 율곡 선생 책읽는 소리…/파주 자운서원

입력
1998.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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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여평 솔숲속에 자리/이이·신사임당 묘소도 있어/역사기행 코스로 제격숲으로 걸어가면 먹내음 그윽한 서원과 향교를 만난다. 서울에서 버스로 1시간 거리인 경기 파주시. 자운(紫雲) 파산(坡山) 용주(龍洲)등 3개 서원과 파주(坡州) 교하(交河) 적성(積城) 등 3개 향교가 있어 자녀들과 함께 역사기행을 떠나기 좋은 곳이다. 특히 성리학의 거두인 율곡(栗谷) 이이(李珥)를 모신 자운서원은 율곡과 어머니 신사임당의 묘소까지 가까이 있어 자녀와 나눌 이야기를 늘려준다.

자운서원이 자리잡은 곳은 파주시의 북쪽인 법원읍 동문리. 해발 300m인 자운산(紫雲山) 자락에 서원과 묘소가 있다. 서원 경내에는 청 홍 은단풍나무 느티나무 등이 우거져 아름다운데 특히 자운산에는 소나무가 많아 멀리서 보면 진초록 구름띠를 두른 듯 하다.

먼저 들를 곳은 묘소. 매표소에서 100여m 걸어 들어가면 율곡의 시호를 딴 문성문(文成門)이 나온다. 여기서 150m쯤 숲에 싸인 계단을 오르면 율곡·신사임당의 묘가 있다. 5개 묘가 줄지어 누워 있는 이 곳은 앞이 탁 트여 풍수지리를 모르는 문외한의 눈에도 명당자리다. 여기서 16세의 율곡은 어머니를 여의고 3년 시묘를 했다. 특이하게 부모인 신사임당, 이원수보다 율곡의 묘가 위에 있다.

자운서원 관리사무소 차정만(39) 주사는 『조선시대에는 학문과 벼슬이 높으면 부모보다 윗자리에 묘를 썼다』고 일러준다. 이 곳의 소나무는 묘를 향해 절하듯 축 처져 속리산의 「정이품송」같다. 송홧가루가 묘주위를 노랗게 덮어 적조함을 더해준다.

문성문 밖 왼쪽으로 100여m 가면 광해군 7년(1615년)에 창건됐고 효종 원년(1650년)에 사액된 자운서원이 모습을 드러낸다. 율곡의 위패와 영정을 모신 10여평의 사당과 입구인 삼문으로 이루어져 있다. 원래 건물은 한국전쟁때 소실돼 현재 서원은 70년에 복원한 것. 현판은 당시 집권당 총재였던 김종필씨가 썼다는데 이름자 부분이 지워져 있다. 경내에 있는 조선 효종 당시의 명필 김수증(金壽增)이 예서체로 새긴 묘정비(廟庭碑), 율곡의 일대기를 기록한 신도비(神道碑)도 볼거리이다. 삼문 앞에는 300년 된 느티나무가 서 있다. 동문리는 율곡의 고향으로 곳곳에서 율곡에 얽힌 사연을 읽을 수 있다. 사당에서는 매년 10월 유림 2,000여명이 참여하는 「율곡문화제」가 열린다.

매표소 오른쪽에는 기념관이 있어 율곡·신사임당이 남긴 책 글씨 그림등 유물 111점과 일대기 그림등을 전시한다. 20명 단위로 관리사무소에서 안내도 해준다.

서원을 보고 나면 나지막한 자운산을 한 바퀴 돌아 보아도 좋다. 30여분 거리의 산책로가 두 곳 있어 아카시아향기 속에 수국 수수꽃다리 애기똥풀꽃 사이로 다람쥐와 청설모도 만날 수 있다. 서원 입장료는 성인 1,000원 어린이 300원이고 기념관은 무료다.<파주=노향란 기자>

◎먹을 거리

참게 추어탕 자연산장어구이 메기매운탕이 맛갈진 임진강변가든(0348­52­5009), 보광사 사하촌의 20가지 반찬이 나오는 산채정식전문 소나무집(0348­942­1021), 한복입은 직원에 초가집이 이색적인 정식 전문점 명가원(0348­942­3810)등이 유명하다. 임진강변의 먹거리로 가장 유명한 황복은 임진강 담수어 직판장(0348­958­8007)에서 특산품으로 판매한다.

◎가는 길

서울 불광동 터미널에서 파주시 법원읍행 버스가 오전 6시20분∼오후 9시55분에 15분마다 있다(1시간 20분 소요). 읍에서 자운서원까지는 걸어서 25분. 승용차로는 서울 불광동에서 통일로쪽으로 가다 문산사거리에서 우회전해 37번 도로를 달려 선유 4리에서 310번 도로에 진입하면 자운서원 이정표가 나온다. 서원 앞에는 100여대를 무료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있다.

◎주변 가볼만한곳/용미리석불입상·보광사·통일전망대 한 코스

파주는 문화재와 분단기념물을 함께 볼 수 있는 곳이다. 10여m높이의 천연암벽불상인 용미리석불입상(광탄면 용미리 산8), 보광사(普光寺·광탄면 영장리 13) 대웅전, 율곡이 임진강을 바라보며 시를 지었다는 화석정(花石亭·파평면 율곡리)과 오두산통일전망대, 임진각, 판문점을 한 코스로 돌아볼 수 있다. 고려 선종(宣宗)이 왕자를 얻으려고 세웠다는 용미리석불입상은 입장료가 필요없다. 보광사(普光寺) 대웅전은 기둥 이음새가 많은 다포계 양식을 잘 보여주는 문화재로 4면 나무벽의 부처 행적 그림과 단청이 곱다. 종합레저타운인 임진강폭포어장(0348­959­2222)도 함께 들러볼 만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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