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년부터 무료진료 등 1만명에 새삶/90년대엔 中등 외국환자 돕기 나서천주교 수원교구 성라자로마을 원장인 이경재(李庚宰) 신부가 11일 오전 9시55분 서울 여의도성모병원에서 지병으로 선종(善終)했다. 향년 72세.
서울가톨릭대를 졸업하고 51년 서품된 이신부는 이듬해 나환자공동체인 성라자로마을(현 경기 의왕시 오전동)의 초대원장 부임을 계기로 나환자돕기와 나병퇴치를 위해 헌신하기로 서원했다. 성라자로마을은 이신부 부임 당시만 해도 「천형」의 낙인이 찍혀 사회에서 추방되다시피한 나환자들에게 재활의 터전이자 삶의 보금자리 역할을 했다.
그는 건강악화등의 어려움으로 60년대 10년간 미국에서 사목활동을 했으나 70년 귀국과 함께 성라자로마을원장을 다시 자원했다. 이 때부터 본격적인 나환자퇴치운동이 벌어졌다. 그는 성라자로마을이 정상궤도에 오를 때까지 「국제거지」라는 소리를 들어가며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찾아가 도움을 호소했다. 나환자 무료진료사업, 나병퇴치를 위한 나병연구원 설립, 나환자 성형수술, 성라자로마을 육성, 음성나환자 정착지원…. 그의 이같은 노력은 지금까지 1만여명에게 새 삶을 찾아주는 밑거름이 됐고 연인원 51만명에게 무료진료의 혜택을 제공했다. 또 나병에 대한 사회의 인식을 바꿔놓는 계기를 가져왔다. 나환자에 대한 그의 사랑으로 탄생된 라자로돕기회는 현재 국내외 회원이 5만여명에 이르는 단체로 성장했다. 성라자로마을의 자립기반이 구축된 90년대에는 베트남 중국등 외국 나환자를 돕는 사업에도 힘을 기울여왔다.
친가·외가 모두 3대째 신앙인의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12세때 고(故) 노기남(盧基南) 대주교의 권유로 신부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생전에 『말로 하는 설교보다 말없는 행동으로 그리스도를 증거하고 싶다』며 사제의 실천적 삶을 강조했다.
「나환자들의 대부」로 불린 그는 국민훈장목련장 호암상 3·1문화상등을 받았다. 장례미사는 13일 오전10시 빈소인 수원교구 정자동성당, 장지는 경기 안성 미리내성직자묘지. (0331)445001∼5 <서사봉 기자>서사봉>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