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그룹 라이신사업 매각에 기관투자가·소액주주 반대/“매수청구價가 現주가보다 높아 차익 1,090억 받는게 낫다”대상그룹의 라이신 사업부문 해외매각은 알짜배기 사업의 매각을 통한 기업구조조정의 성공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그런데 매각승인을 위해 11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매각반대의사를 밝힌 주주가 전체의 39%(206만주)나 됐다. 이들 가운데는 기업구조조정을 적극 지원해야 할 입장인 은행 투자신탁 보험등 금융기관들도 포함돼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걸까.
합병이나 양도에 반대의사를 가진 주주들은 보유주식을 일정 가격에 사달라고 회사측에 요구할 수 있는 매수청구권을 갖는다. 대상의 경우 매수청구가격(양도결의 60일이전 평균주가)이 6만108원인 반면 현재 주가는 4만원대에 불과하기 때문에 대주주를 제외한 소액주주나 기관투자가들이 너도나도 반대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에 따라 대상은 주주주들에게 1,090억원을 지급해야 할 부담을 안게 됐다. 이같은 사태를 예상, 대상은 주총에 앞서 기관투자가들에게 『반대표시를 자제해 달라』고 「SOS(긴급구조신호)」까지 쳤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30개 은행(65만주), 7개 투신사(12만주), 4개 기금(5만주), 5개 보험(6,000주)등 대부분 기관투자가들이 반대의사를 밝혔다. 한 투신사 주식운용부장은 『투신사는 돈을 맡긴 투자자의 이익을 최우선해야 하는 입장이고 타 기관들도 눈앞의 이익을 버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매수청구가 기업구조조정에 발목을 잡는 것처럼 비쳐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대상외에도 삼성중공업 엘렉스컴퓨터 OB맥주 등 현재 영업양도나 인수·합병(M&A)이 진행중인 기업들의 주가는 모두 매수청구가격을 크게 밑돌고 있어 매수청구가 봇물을 이룰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지난달말 추진됐던 대한중석과 거평제철화학 (주)거평의 합병이 쏟아지는 매수청구로 무산된 것을 비롯, 매수청구권으로 구조조정 시도 자체가 실패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김준형 기자>김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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