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정족수 채우려 수십번 구내방송/상대후보 흠집내기 ‘마치 지방선거전’새정부 출범후 처음 열린 11일 국회본회의 대정부질문은 여야간 정쟁구도와 정권교체 이전의 구태를 그대로 재현했다. 경제회생방안 모색을 위해 지난해 10월 정기국회 이후 7개월만에 마련된 자리였지만 여야 의원들은 의사정족수(재적의원 5분의 1)를 겨우 넘긴 저조한 출석률을 보인 가운데 지방선거 등을 의식한 정략적 발언에 목청을 높였다.
○…의원들의 질문과 정부답변이 진행되는 동안 본회의장에는 292명의 전체 의원중 70명 정도만이 자리를 지켜 시종 맥빠진 분위기였다. 2시30분 속개예정이던 오후 회의는 의원들이 제 시간에 입장하지 않아 구내방송의 수십차례 채근 끝에 가까스로 58명의 의사정족수를 확보, 3시에야 속개됐다. 그나마 오후 6시께부터는 50여명만 남아 회의가 「불법적」으로 진행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다. 국무위원들도 의원과 잡담을 하거나 자주 자리를 떠 「6·25이후 최대 국난」이라는 긴장감과 진지함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런 가운데 국민회의와 한나라당은 지엽적 사안인 임창렬(林昌烈) 전 부총리의 환란(換亂)책임여부를 놓고 감정 섞인 설전을 벌여 의원들 사이에도 『대정부질문이 경기지사 선거전으로 변질됐다』는등의 자탄이 나왔다. 한나라당 제정구(諸廷坵) 의원은 『임전부총리는 우리 경제의 마지막 숨통을 끊은 장본인』이라는 원색적 표현을 서슴지 않았고, 국민회의 박광태(朴光泰) 의원 등은 『자숙해야 할 야당이 임전부총리의 높은 지지도에 놀라 날만 새면 헐뜯기를 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을 자극했다.
○…이원범(李元範) 정우택(鄭宇澤) 의원 등 자민련의원들은 여권의 경제정책및 정국운영 방식을 직설적으로 비판해 그 배경에 시선을 쏠렸다. 특히 이의원은 『아무리 장재식(張在植) 의원의 친형이라지만 외국에서 수십년을 보낸 사람을 어떻게 한전사장에 앉힐 수 있느냐』 『국회 회기중 강경식(姜慶植)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에 동의할 수 없다』며 국민회의를 공박했다. 그러자 한나라당의원들은 『잘 한다』라며 호응한 반면 국민회의 의석에서는 『그런 말은 의총에서나 해』 『그만 해』라는 고함이 터져나왔고 김옥두(金玉斗) 의원은 자민련 구천서(具天書) 총무에게 달려가 항의하기도 했다.<유성식 기자>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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