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정명훈씨와 KBS교향악단이 결국 갈라섰다. KBS는 11일 『교향악단의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정명훈씨가 4월23일 표명한 사의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정명훈씨는 3년 계약기간 중 넉달도 못채우고 KBS를 떠나게 됐다. 정씨의 KBS교향악단에 기대를 걸었던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킴으로써 그의 이미지도 타격을 받게 됐다.정씨는 이날 사임의 변을 통해 『KBS에 오케스트라 조직과 운영방법등의 개선을 요청했으나 어떤 것도 받아들여지지 않아 사임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씨의 사임은 부지휘자 선임문제를 둘러싼 마찰이 직접 원인이 됐다. 정씨는 자신의 국내 체류가 연간 10주 밖에 안되는 점을 감안, 오케스트라 훈련을 맡길 부지휘자로 이탈리아인 주세페 메가를 추천했으나 KBS는 IMF체제에 따른 외화난을 이유로 선임을 미뤄왔다. 교향악단 발전에 행정적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정씨는 이에 따라 KBS의 충분한 지원을 기대할 수 없다고 판단, 사임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음악계 일각에서는 그의 사임이 성급하고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정씨의 사임으로 KBS교향악단은 당분간 상임지휘자 없이 객원체제로 갈 수 밖에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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