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말까지 실세금리 15%로 내려”/“어쩔수 없는 정리해고 노동자도 수용해야”/“부당노동행위 좌시안해 소홀하면 내가 나서겠다”/“우수 中企 대출 위해 신용보증기금 50조원으로”/“3대 對北정책 전세계 지지 곧 긍정적 변화 있을듯”정부나 일반국민들이 외환위기를 너무 낙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외환문제는 파국만 넘겼을뿐 위기는 결코 끝나지 않았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수출을 늘리고 외국의 투자를 많이 유치하는 것이다. 작년말 38억달러의 적자가 났으나 4월말 현재 145억달러의 흑자를 냈다. 연말이면 250억달러의 흑자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문제를 너무 비관적으로만 볼 것은 아니다. 연말 외환 보유고가 400억달러이상이 되면 외환위기는 일단 안정된다. 문제는 외국투자를 많이 유치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외자유치가 잘 되지않는 이유는.
『외자는 문앞에까지 와있으나 우리의 준비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외자유치에는 3가지조건이 필요하다. 첫째는 기업의 투명성이고 둘째는 노동자의 협조용의이며 셋째는 국내 정치안정이다. 외국은 우리의 노동력을 매우 우수하게 평가하고 있다. 특히 정보지식산업에 적합한 노동력이라고 보고있다. 그들이 투자하게 하려면 이 3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것들을 완전히 실현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외국기업의 적대적 인수합병을 허용하면 특정산업분야가 외국기업에 독점당할 위험이 있고 이경우 정부가 또 규제를 해야하는 문제가 있지 않겠나.
『지금은 세계각국의 자본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세상이다. 영국은 총 GDP(국내총생산)의 28.5%가, 말레이시아는 40%가, 중국은 18%가, 미국은 8%가 외자인데 우리는 겨우 2.3%이다. 일부 노조에서는 외국자본 유입의 전제로 정리해고방지 보장을 내세우지만 이래서는 외자를 유치할 수 없다』
기업이 체질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과 정리해고등의 고용조정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쫓아야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리해고 문제는 지난 2월의 노사정 합의에 따르고 있다. 어쩔수 없는 상황이면 정리해고도 할수밖에 없다. 다만 30일전에 노동부에 신고해야 한다. 하지만 가급적 노동시간 단축, 임금동결·삭감등을 통해 정리해고를 최소화한다는 합의도 했다. 현대 리바트(125명)의 경우를 제외하고, 30대 재벌중 정리해고를 신고한 곳이 없다』
언제 경제가 좋아지고 경기가 회복될 수 있겠는가.
『금년은 어렵다. 정말 고생해야 한다. 영국과 스웨덴도 2∼3년 고생했고 멕시코는 이 고생을 피하려다 10년간 어려움을 겪었다. 실업과 물가고, 불경기, 기업도산은 당분간 피할 수 없다. 먼저 금융을 개혁해야 한다. 과거 관치금융, 정경유착으로 경제를 망쳤다. 기업의 투명성, 노동계의 유연성, 공기업의 체질개선등 개혁노력이 이루어지면 내년부터 경제가 나아질 것으로 본다. 이달말까지 희망이 없는 기업은 도태시키고, 살릴 기업은 살리고, 지원할 기업은 지원하겠다. 내달말까지 금융기관도 그렇게 하겠다. 뼈를 깎는 노력을 하면 IMF를 극복하고, 2000년에는 다시 도약하고 2001년에는 선진국에 재진입할 수 있다』
정부개혁과 정치개혁, 재벌개혁이 아직 미흡한데.
『그렇지 않다. 1기 노사정위원회 합의사항은 90개인데, 정부가 취해야할 사항 71개 중 36개는 이미 실천했다. 기업도 상호지급 보증금지, 기업재정의 건전함, 핵심 업종선정, 기업오너의 책임명시등을 법으로 만들었다. 기업도 정부의지가 굳다는 것을 안다. 개혁을 하지 않고는 절대로 넘어가지 못한다. 공기업과 정부의 2차 구조조정 계획도 갖고있다』
노동현장에서 빈발하는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대책은.
『부당노동행위를 좌시하지 않겠다. 기업들이 전혀 처벌받지 않은 것처럼 생각하지만, 부당노동행위자 4명이 구속되고 203명이 입건됐다. 현재 686개소를 점검하고 있다. 부당노동행위 신고가 있으면 소홀히 하지 않고 대처할 것이다. 관계기관에 신고해달라. 적당히 넘어가면 내가 나서겠다. 노조측도 정리해고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수용해야 한다』
IMF이후 농촌은 매우 심각한 상태이다.
『농촌을 살리는 길은 농축산물이 제값을 받는 데 있다. 따라서 도농간 직거래를 더욱 활성화할 계획이다. 농협과 축협에 계속 이점을 강조하고 있다. 농가부채 문제는 솔직히 IMF한파 때문에 해결할 여력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금년만 참아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최근의 위기만 넘긴다면 이자감면등 농어촌부채문제에 대해 특단의 조치도 취할 계획이다. 늘어나는 귀농자들에 대한 대책도 마련하겠다. 농촌문제는 농민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전체의 문제이다』
중소기업이 자금난 원자재난 고금리로 최악의 상황인데 활성화 방안을 듣고싶다.
『중소기업이 잘 돼야만 장래가 있다. 나름대로 노력중이다. 중소기업 대출여력을 높이기 위해 신용보증기관의 보증여력을 50조원으로 늘렸다. 은행을 적극 독려, 중소기업 지원에 대한 일보(日報)를 받고있다. 또 정부산하기관에서 중소기업에 일거리를 주기위해 50조원의 예산을 조기집행하고 있다. 금리인하 노력을 계속해 5월말까지 실세금리가 15%까지 내려가도록 하겠다』
취임후 달라진 것은 무엇인가.
『집권 두달 남짓된 시점에서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우나 많이 달라진 것은 사실이다. 먼저 철학이 달라졌다. 과거 독재시절과 달리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국가철학이 되었다. 금융 파산위기를 막아냈고, 218억달러에 달하는 단기외채를 중장기로 연장했다. 가용외환보유고도 39억4,000만달러에서 지금은 311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대외신인도도 높아졌고, 수출도 4월말까지 145억달러 흑자를 이루었다. 인사도 능력본위로 채용하고 지역 출신에 따라 하지 않는다. 정경유착, 관치금융은 옛날 말이다. 안기부 검찰 국세청도 정치에 개입하지 않고 있다. 선거에서 관권개입이나 북풍이 없어진 것도 달라진 것이다. 정치보복도 없다』
역대 대통령들이 처음엔 모두 잘해보려 했으나 유종의 미를 거둔적이 없다.
『명심하겠다. 세상의 좋은 충고를 알기위해 언론보도에 귀를 기울이고 있고, 주기적으로 여론조사를 해 국민의 생각이 무엇인지 알려고 한다』
남북문제, 특히 통일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을 정리해 달라.
『단언할수 없으나 남북관계에 긍정적 변화가 있을 것이다. 국제정세도 그렇게 돌아가고 북한 내부사정을 봐도 그렇다. 취임식때 밝힌 남침불용, 흡수통일 포기, 교류협력 증진등 3대 대북정책은 전세계의 지지를 받고 있다. 또 줄것은 조건없이 주고 정경분리 원칙에 의해 대북경협을 추진하되 정부대 정부관계는 상호주의로 한다는 대북교류 3대원칙도 분명하다. 북한에 비료를 지원하는 조건으로 이산가족 상봉을 실현해야한다는 입장은 이에 따른 것이다. 선의로 동족을 대할 것이며 북한이 남침의도를 버리면 최선을 다해 남북관계를 풀것이다』
대통령의 건강을 감안할때 너무 무리하게 일하는 것 아닌가.
『건강을 체크한 결과 아무런 문제가 없다. 건강유지 비결은 잠을 잘자고 무엇이든 잘 먹는다는데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결정적인 것은 민족의 운명을 짊어진 대통령에겐 병걸릴 권리도 없다는 자기다짐이다』<정리=권혁범·김성호·염영남 기자>정리=권혁범·김성호·염영남>
◎“월급중 200만원 반납,500만원 실업기금에 예금”
이날 국민과의 대화에서 한 자유질문자는 『지난 1월 대화 때 김대통령은 월급을 일단 받아본뒤 삭감할 용의가 있다고 했는데 지금 어떻게 하고 있으며 월급을 어디에 쓰고 있는가』라고 물어 방청석의 웃음을 자아냈다.
김대통령은 『그 질문이 나올줄 알았다』고 미소를 지은뒤 『대통령의 본봉은 400만원이나 각종 수당을 합치면 1,500만원 정도 된다』고 소개했다. 이어 김대통령은 『이중 세금 100만원을 뗀 뒤 200만원은 고통분담차원에서 반납하고 있으며 500만원은 실업자기금에 예금하고 있다』고 밝혀 박수를 받았다. 그는 또 『나머지 700만원으로 경조사비나 어려운 친구 돕기, 교회관계쪽 등에 쓰고 나면 좀 모자란다는 느낌을 받지만, 잘 곳도 있고 탈 차도 있으니 700만원 정도로도 충분히, 그리고 유용하게 쓰고 있다』고 말했다.<이유식 기자>이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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