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자기아들 주장 두가족/유골 DNA검사 공방베트남 전쟁이 끝난 지 2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미국에서는 당시 「실종된 병사」(MIA)의 유해찾기에 대한 관심이 식지않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워싱턴의 알링턴 국립묘지내 무명용사묘지에 묻혀있는 한 병사의 유골을 놓고 두 가족이 서로 자기 아들의 것이라고 주장, 미국인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그러나 한쪽 가족은 유골을 꺼내 DNA검사를 해야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쪽 가족은 무명용사 묘지를 파헤칠 수 없다고 맞서 미국방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72년 5월 A37기 조종사였던 공군중위 마이클 블라시와 헬기 조종사였던 육군대위 로드니 스트로브리지는 베트남 남부지방의 같은 지역에서 거의 같은 시간에 격추됐다. 수색작전에도 불구하고 끝내 이 두사람은 2,088명의 다른 병사와 더불어 MIA로 분류됐다. 그러다가 80년대초 베트남과의 관계개선과 더불어 미군유해발굴 작업이 시작됐고 당시 격추현장에서 유골의 일부분이 발견됐다. 그러나 유골 근처에서 발견된 신분증은 블라시 중위의 것이었지만 혈액형 등을 조사한 결과는 스트로브리지 대위의 것에 가까웠다. 이로 인해 미군 당국도 이 유골을 「신원 불명자」로 분류, 84년 신원이 미확인된 다른 병사의 유해와 함께 무명용사 묘지에 안장시켰다.
이제 일흔을 훨씬 넘긴 나이가 된 블라시 중위의 어머니가 『죽기전에 아들을 고향의 가족묘지로 데려오고 싶다』며 발굴당시에는 불가능했던 DNA검사를 국방부에 청원했다. 하지만 스트로브리지 대위의 유족들은 『기왕에 아들은 죽었는데 다른 병사들이 함께 묻힌 무명용사 묘지를 파헤치면서까지 신원확인을 하는게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워싱턴=신재민 특파원>워싱턴=신재민>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