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장애도 배움향한 열정은 막을수 없었다/‘선천성 골형성부전증’ 앉지도 못하고 누워 공부/번역가·컴퓨터전문가 ‘꿈’태어나면서부터 뼈가 쉽게 부러지고 성장이 거의 멈추는 질병을 앓아 단 한차례 앉아보지도 못한채 누워지내는 중증장애인 형제가 98년 고입 검정고시에서 수석과 3등을 차지했다.
3세때 「선천성 골형성 부전증」을 앓아 몸무게 26㎏에 키가 1m도 안되는 작은 체구로 방바닥에 누워지내는 장욱(張旭·23·경남 김해시 한림면 장방리 1043)씨는 평균 98점의 높은 점수로 수석의 영광을 안았다. 같은 증세의 동생 훈(熏·21)씨는 평균 97점으로 3등을 차지했다. 96년 중입 검정고시에서는 동생이 수석, 형이 3등을 차지했었다.
장욱씨는 『내년 대입 검정고시에도 동생과 함께 응시해 동반 대학진학의 꿈을 반드시 이루겠다』며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 우리문학을 영어권에 소개하는 훌륭한 번역문학가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동생 훈씨는 『배움의 기회는 차치하고 생계유지마저 위협받는 우리나라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컴퓨터공학을 전공, 명예와 부(富)를 함께 누리는 세계적인 컴퓨터프로그래머가 되겠다』고 야무진 각오를 펴보였다. 이들 형제는 장애정도(지체장애 1급)가 심해 초등학교 입학이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았으며 3∼4년전까지만 해도 건강이 나빠 공부는 엄두도 내지 못하다 94년 건강이 약간 호전되자 『장애인도 배워야 한다』며 책을 잡기 시작했다.
방바닥에 등을 대고 누운채 고개만 약간 돌려 책을 볼 수 밖에 없는 이들은 부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하루 6시간이상 꾸준히 공부해왔다. 95년부터 부산지역 대학생들과 직장인들로 구성된 야학 「장애인 참 배움터」(교장 박영윤·朴英玧·24·여·부산대 특수교육3)에서 매주 1시간씩 방문지도를 받은 것이 장욱씨 형제의 유일한 「수업」이었다.
아버지 장수근(張壽根·52·군무원)씨와 어머니 엄양순(嚴良順·49)씨는 『아들들이 손에 힘이 없어 책도 제대로 붙잡기 어려웠지만 자립심을 길러주기 위해 공부하는데 일절 도와주지 않았다』며 『밝고 명랑하게 자라줘 더 바랄 것이 없는데도 오히려 부모를 위로해 줘 대견스럽다』고 말했다.<김해=이동렬 기자>김해=이동렬>
◎뇌성마비딛고 당당한 합격
이번 고입 검정고시에서 뇌성마비 3급인 박종호(朴鐘皓·18)군도 장애를 이기고 당당히 합격했다. 세살때 형과 누나 둘과 함께 서울 은평구 구산동의 은평천사원에 맡겨졌으나 형과 누나들은 미국에 입양돼 혼자 한국에 남은 박군은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형과 누나들에게 합격 소식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1년만에 中高大入검정 통과
대입 검정고시에 합격한 장성철(張盛喆·14)군은 지난해 5월 중입검정고시, 8월 고입검정고시에 합격, 1년만에 중·고·대입 검정고시를 모두 통과했다. 부모가 이혼해 아버지와 함께 사는 장군은 『학원에 다니는 동안 내내 도시락을 싸주신 아버지의 사랑을 잊을 수가 없다』며 합격의 영광을 아버지에게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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