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기업이 구조개혁을 해야 하는가. 과감한 경영 효율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고는 생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 눈치보거나 외부압력에 밀려서 억지로 할 일이 아니고 기업 스스로 뼈를 깎고 살을 도려내는 자구(自救)노력이어야 한다. 글로벌시대의 급격한 환경변화에 끊임없이 적응하고 경쟁우위와 미래성장을 확보할 수 있는 비전을 갖고 추진되어야 한다. 그래야 기업도 살고 우리경제도 살 수 있다.10일로 예정된 김대중대통령의 국민대토론회를 앞두고 삼성을 비롯, 대기업그룹들이 서둘러 구조조정계획안을 내놓고 있다. 노동계등을 의식, 뭔가 가시적인 것을 내놓으라는 정부의 다그침 때문에 떠밀린 인상도 없지 않지만 재벌구조개혁이 더이상 미적거릴 수 없는 상황을 맞았음엔 틀림없다.
연쇄부도와 IMF지원체제하에서 대기업들도 심각한 위기국면을 겪고 있다. 고금리와 자금조달난, 고비용 저효율 경영을 벗어나는 획기적 구조개혁 없이는 살아 남을 수 없는 절박한 입장이다. 과다한 금융차입, 실속없는 몸체 불리기에만 매달려 재무구조가 형편없이 부실해져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기업의 구조조정 대응은 극히 미온적이고 소극적이었다. 사람을 자르거나 투자를 미루는 정도가 고작이었고 미래지향적인 경쟁력보강을 기대할 수 있는 사업 및 투자의 핵심역량 집중 노력은 보이지 않았다. 글로벌시대의 경쟁우위분야를 확실히 하고 미래성장분야를 개척하는 사업구조개혁의 변신없이 과거의 문어발식, 호송선단식으로는 통할 수 없다는 사실은 기업 스스로가 더 잘 알 것이다.
30대그룹 92개 기업을 연결재무제표로 분석한 결과 적자는 7배로 늘고 부채비율은 337%에서 507%로 늘었다. 계열사 끼리의 내부거래 거품을 빼고나니 흑자기업 54개가 적자기업이었다니 불량계열기업 살리려다 우량기업은 물론 그룹전체를 부실화시킨 셈이다. 뭘믿고 이런 기업에 외국인이 투자를 하겠는가.
기업구조조정의 1차적 과제는 차입경영체질을 벗어나게 하는 것이고 외형보다 수익성이 중시되는 안정경영체제를 유도하는 것이다. 필요하면 정부가 독려도 해야한다. 매각 합병 폐쇄등 기존 고정관념을 깨는 과감한 구조개혁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부터는 어디까지나 시장원리에 따라 기업이 생존책차원에서 알아서 할 몫이지 정부가 이래라 저래라 할 일은 아니다.
정부는 자율적인 구조개혁의 여건만 조성해주면 된다. 구체적인 구조조정 방식은 기업자율에 맡겨야 뒤탈도 없고 효과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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