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개발·임대업 허용 부동산시장 일대 변화/원유정제·주유소 개방에 정유사매각 급진전 예상/담배인삼공사도 25%까지… 양담배 국내생산가능외국인 투자를 제한하던 「빗장」이 속속 풀리고 있다. 지난달 골프장운영업 부동산임대업 증권거래업 등 10개 업종이 개방된 이후 8일부터 20개 업종이 추가 개방돼 국방이나 문화보호사업 등을 제외하고는 외국인들에 대한 투자제한은 원칙적으로 없어지게 됐다. 외국인투자 자유화율은 98.9%.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수준의 개방이라는 게 재정경제부의 설명이다. 외국인들이 추가 개방되는 업종에 적극 투자할 경우 국민생활은 물론 관련업계 판도도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금융업종 개방=부동산 또는 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해 주는 저당신용기관(전당포), 부동산을 담보로 채권을 발행하는 금융자산중개업에 대한 외국인투자가 전면허용된다. 신용정보업도 그동안 50%미만의 지분참여만 허용됐으나 7월부터 100% 소유가 가능해진다. 이에따라 외국인들은 신용정보회사를 신설한뒤 여기서 확보한 정보를 이용, 부동산 등을 담보로 대출업무를 할 수 있게 된다. 저당신용기관 및 금융자산중개업의 개방은 정부가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추진중인 자산담보부채권(ABS) 발행에 외국인 참여를 유치하기위한 사전 조치로 보인다. 전당포의 경우 사양업종으로 전락, 외국인들의 투자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주로 ABS 관련업무가 주대상이다. 또 투자조합이나 지주회사역시 기업의 구조조정을 위한 주식투자기금 및 부채구조조정기금에 외국인투자를 허용한다는 기존 방침에 따른 것이다.
■부동산업 등 개방=토지개발공급업과 토지임대업이 개방됨에 따라 외국인들은 산업단지 유통단지 도시개발사업등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또 개발한 토지를 분양하지 않고 임대할 수도 있다. 건물임대법과 분양공급업도 지난달 개방돼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면 국내 업체들끼리 경쟁하던 부동산시장의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또 원유정제처리업과 주유소운영업도 개방돼 외국정유메이저들이 지분참여나 합작을 통해 이 분야 사업에 나설 수 있게 된다. 업계에서는 외국기업과 협상을 진행중인 한화에너지의 매각이 급진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무선 전신전화업과 위성통신서비스 등에 대한 외국인 투자폭이 내년부터 확대돼 한국통신을 제외하고는 외국인의 경영권 행사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1인당 지분한도가 폐지되고 총 투자한도도 49%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한국통신은 1인당 3%, 총 20%까지로 돼 있는 외국인투자한도가 당분간 유지된다. 담배인삼공사에 대한 외국인투자가 처음으로 허용돼 외국인들은 1인당 7%까지 지분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총 한도는 25%. 담배인삼공사에 대한 민영화작업이 추진되고 있어 외국인이 담배인삼공사를 인수할 경우 「말보로」등이 국내에서 생산될 수 있다.
■외국인투자 늘까=이번 조치는 해당 업종에서 외국인들이 내국인과 동등대우를 받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국인들은 개별법에 따른 인·허가를 받아야 투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카지노의 경우 관광진흥법상 당국의 허가없이는 참여가 불가능해 신설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경부 당국자는 『외국인들이 상당한 노하우를 축적, 국내업체에 비해 경쟁우위가 있는 금융분야 등을 중심으로 투자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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