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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숨결 느껴지는 이야기…/女 동화작가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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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숨결 느껴지는 이야기…/女 동화작가 전성시대

입력
1998.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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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을 김향이 선안나 등 30∼50대 다양한 연령층/男 작가들 보다 소재 다양/섬세한 감성전달도 장점좋은 엄마는 그대로 훌륭한 동화 구연자(口演者)이다. 엄마가 들려주는 재미있고 교훈적인 이야기보다 나은 교육도 없다. 여자동화작가들은 바로 그런 엄마로서의 자질을 가진 사람들이다. 90년대 들어 우리나라 동화작가들 중에는 여작가들의 비율이 급증했다.

60년대 이후 국내 대표적 동화작가들을 보자. 후에 소설도 많이 쓴 손춘익씨를 비롯해 70년대 초반부터 활약한 「몽실언니」의 작가 권정생씨와 현재도 활발한 작품활동 중인 정채봉씨, 이후 등장한 김병규 배익천 송재찬씨등 알려진 대부분의 작가들은 남자들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성인문학계와 마찬가지로 등단자들의 80% 이상이 여자로 추산된다.

이들 중 우선 눈에 띄는 사람들은 62년생 동갑내기인 선안나, 이금이, 채인선씨 3명의 트로이카. 90년 「새벗문학상」과 이듬해 일간지 신춘문예로 등단한 선씨는 우리말 동화에 환상적 요소를 성공적으로 도입한 작가로 평가된다. 「길잃은 페르시아왕」「혼자 걷는 신발」등이 이 계열의 작품. 선씨는 최근에는 경주 감포의 대왕암전설을 바탕으로 가족의 중요성과 한국적 풍습을 그린 「용이 사는 마을」로도 호평받고 있다. 95년 데뷔한 채씨는 등단은 늦었지만 독창적 작품세계로 각광받고 있다. 교훈적 현실을 주로 그리는 한국동화의 전형성을 탈피했다는 평을 받는 그는 「손큰 할머니의 두부 만들기」등 그림이야기책으로도 활동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씨는 충북 청원군에서 농사를 지으며 농촌어린이들의 생활을 그리는 작가로 유명하다. 90년대초 「새벗」으로 데뷔했으며 「영구랑 흑구랑」등이 대표작.

여자동화작가들은 50대부터 30대 초반까지 연령층이 다양하다. 올해 창작과비평사가 공모한 제2회 「좋은 어린이책 공모」에 당선한 이가을(57)씨는 80년대 후반 등단해 주로 소외된 어린이들의 어렵고도 희망찬 삶을 꾸준히 그려온 작가다. 김혜리(52)씨도 94년에야 「메아리가 되고 싶어요」로 삼성문예상을 받고 나왔다. 가장 활발한 작가군은 아무래도 40대다. 백혈병어린이의 이야기를 충실한 자료조사를 거쳐 사실적으로 그린 「아침 풀잎은 눈부시다」의 강원희(45)씨, 남북이산가족 문제를 다룬 「달님은 알지요」의 김향이(46)씨 등이 있다. 40대이상 작가들이 이렇게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은 『동화는 삶의 본질, 원형적 진실을 꿰뚫어본 다음에야 어린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글로 쓸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편 올해 한국아동문학상을 받은 「호수에 별이 질 때」의 백승자(38)씨, 올 삼성문예상을 받고 나온 이경순(31)씨 등은 여작가들의 맥을 이을 기대주로 꼽힌다.

일부에서는 성인문학과 마찬가지로 여자동화작가들도 여자라는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그러나 선안나씨는 『소재가 생활주변에 머물거나 감상에 치우치는 문제는 작가 개인의 문제에 불과하다』며 『여자동화작가들의 활약은 남자작가들의 제한된 소재를 다양화하고 어린이들에게 필요한 섬세한 감성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훨씬 큰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하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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