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학년 담임맡기 경쟁 치맛바람·아동거래…/현직 초등교사가 책으로현직교사가 부끄러운 「교단」을 진솔하게 고백한 책을 펴냈다.
서울 용두초등학교 이치석(李致錫·43) 교사가 쓴 「어느 종달새의 죽음」(삼우출판사)은 20년 가까이 교단에 서오면서 겪은 낯뜨거운 체험들로 가득차 있다. 이 책은 학부모들의 입으로 전해지던 교육 파행의 현장이 지어낸 말만은 아님을 보여준다.
「서울 강남에선 담임을 서로 맡으려 하지만, 낙후지역에서는 담임맡기를 싫어한다」 「교사는 학부모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은 저학년 담임을 좋아한다」 이 교사는 촌지로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이 교사가 말하는 「촌지」의 비극은 분반시 교사들의 「아동거래」에서 극에 달한다. 아동거래는 교사들이 학부모 면담이나 가정환경조사를 통해 입수한 「정보」를 근거로 이뤄지고 있다. 학기초에 이를 서로 교환, 학생들을 자기반으로 나누기 때문에 촌지 액수나 아파트의 평수에 따라 아이들의 반이 정해진다는 게 이교사가 책에서 밝힌 자신의 경험담이다.
현장 교사가 밝힌 학교의 바뀌지 않는 관행은 공부보다는 돈으로 통하는 교육현실로 이어진다. 성인용 책을 파는 학교도서 바자, 학교운영비가 1,000만원 남는다며 노래방기계를 사려는 교장, 교재를 팔고 과외를 알선하는 교사, 몰지각한 학부모들의 치맛바람….
이교사는 『자칫 교사 전부의 문제로 비쳐질까봐 책을 내고 싶지는 않았지만 왜 학교가 바뀌어야 하는지를 현장의 이야기로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이태규 기자>이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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