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능력없어 처분만 기다리는 실정”/代案못내면 7월중 상당수 퇴출불가피12개 은행들이 제출한 경영정상화계획서는 은행들 스스로도 부실을 인정할 만큼 알맹이 없는 계획서였다. 합병 외자유치등 금융구조조정의 핵심사항이 대부분 빠져있는데다 그나마 제시한 계획들마저 실현가능성이 적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특히 정부가 요구하는 구조조정 수준에 크게 미달,자체 합병등 별도의 조치가 없는한 상당수 은행이 7월중 강제합병 폐쇄 등을 모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경영혁신 핵심결여
12개 은행중 금융구조조정의 핵심사항인 합병, 외자유치계획을 제시한 은행은 각각 1개, 2개에 불과하다. 이미 현대종금과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강원은행이외에 구체적인 합병계획을 밝힌 은행은 없으며 외자유치계획의 경우 조흥·외환은행이 제시했으나 구체성이 결여됐다.
이에 대한 금감위의 평가는 낙제점에 가깝다. 이헌재(李憲宰) 금감위원장이 『외국채권자들이 지방은행 몇개 합병 또는 폐쇄하는 것으로 금융구조조정이 이뤄졌다고 보겠느냐』고 밝히며 대형은행을 포함한 대대적인 합병을 기대하고 있는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도 이와관련, 『주인없는 시중은행들이 스스로 합병을 추진할 능력이 없으며 합병에 관한한 정부의 처분만을 기다리는 실정』이라고 털어 놓았다.
12개 은행들은 부실경영에 대한 경영진 책임부분에 대한 조치도 미흡했다는 평가다. 경영개선조치(동화 동남 대동 평화 강원 충북)를 받게되면 조기시정조치 규정에 따라 「임원진및 외부감사인의 교체 요구」를 받는다. 그러나 동화은행이 2000년까지 임원 2명 감축, 대동은행이 경영정상화계획 이행실적에 따라 부진한 임원교체, 강원은행이 현대종금과의 합병주총에서 경영진 퇴진여부결정안을 제시하는데 그쳤다.
■현실성 결여
12개 은행들은 한결같이 2000년말까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8%를 충족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1조4,250억원 등 2000년까지 2조1,25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중은행 관계자도 『은행주가가 액면가이하로 떨어져있고 증시마저 침체된 상태에서 유상증자가 계획처럼 성공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할 만큼 실현성이 의문시된다.
특히 무(無)수익여신을 2000년까지 6조8,779억원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은 가장 설득력이 없는 대목으로 꼽힌다. 현재 12개 은행의 무수익여신은 모두 11조2,340억원(97년말현재)으로 2000년까지 24조2,566억원으로 늘어난다는게 은행들의 자체 분석이다. 그러나 이병규(李炳圭)은감원 경영지도국장은 『부실채권 매각은 성업공사가 사주는 것을 염두에 뒀겠지만 한정된 재원을 감안할 때 실현가능성은 따져봐야한다』고 지적했다.
■전망
금감위가 6월10일께 구성할 경영평가위원회는 12개 은행들이 제출한 계획서를 이들 은행에 대한 회계법인들의 경영진단(6월10일완료)을 토대로 평가, 금감위에 제출할 예정이다. 금감위는 경평위의 소견을 기초로 생존·퇴출은행을 최종결정, 7월중 시행할 예정이다. 금감위는 이때 이들 은행을 A,B,C등급으로 분류, C등급은 강제합병 또는 폐쇄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이번에 정상화계획서를 부실하게 제출한 은행들이 6월말이전에 자체 합병등을 통해 자구책을 마련하지않는 한 상당수가 퇴출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유승호 기자>유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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