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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들 수난시대/광주이어 부산·제주 광역단체장 잇단‘경선 쓴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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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들 수난시대/광주이어 부산·제주 광역단체장 잇단‘경선 쓴잔’

입력
1998.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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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통제 약해지자 대의원자율 늘었지만/투표인원 너무 적어 民意왜곡 문제도…현역 지방자치단체장들이 후보경선에서 잇달아 수난을 당하고 있다.

30일 한나라당의 부산시장후보경선에서 문정수(文正秀) 현 시장이 안상영(安相英) 전 부산시장에게 고배를 마셨다. 이날 실시된 국민회의의 제주도지사 후보경선에서도 현역인 신구범(愼久範) 지사가 우근민(禹瑾敏) 전 총무처 차관에게 큰 표차로 무릎을 꿇었다.

이에앞서 지난달 25일 치러진 국민회의 광주시장후보경선에서도 이변이 있었다. 체신부장관 등 경력이 화려한 송언종(宋彦鍾) 현 시장이 1차투표에서 탈락했기 때문이다. 후보경선이 본선이나 다름없는 국민회의의 광주시장후보 공천장은 검찰청 과장출신의 고재유(高在維) 전 광산구청장이 거머쥐었다.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지금까지 자유경선으로 치러진 광역자치단체장후보 경선에서 한결같이 현역이 모두 떨어진 것이다.

현역의 수난은 기초단체장 후보경선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서울의 경우 중랑과 관악구의 국민회의 후보경선에서 현역구청장이 고배를 마셨고 동대문구청장 후보경선에서는 열세를 느낀 현역구청장이 아예 경선에 불참하는 일도 있었다. 국민회의 안산시장 후보경선에서도 현직시장이 탈락했다.

이처럼 현역단체장들이 후보경선에서 「집단고배」를 마시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여야정권교체이후 중앙당의 통제가 약화돼 대의원들의 선택권이 넓어져 현역의 프리미엄이 사라졌다는 점을 우선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현역의 수난시대를 설명하기 어렵다. 각지역마다 특수한 사정이 있기 때문이다.

국민회의 광주시장후보경선의 경우 투표에 참가한 대의원이 200여명으로 후보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에는 너무 적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의원수가 적을 경우 역량이나 자질에 상관없이 「대의원정치」에 능한 인사가 경선에서 유리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광주시민을 상대로 한 지지도 조사에서는 현직인 송시장이 가장 높게 나왔고 후보로 선출된 고전광산구청장이 가장 낮았다. 제주도도 대의원수가 98명에 불과했다.

한나라당 부산시장경선은 대의원이 1,700여명이나 돼 경우가 다르다. 문시장이 한보사건때 수뢰혐의로 조사를 받는등 처신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게 가장 큰 패인으로 꼽힌다.

일부 지역에서는 현역들이 대의원들의 부탁 등 소속당의 민원해결에 소극적으로 대처해 「미운털」이 박힌 경우도 없지 않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다.

현역의 잇단 탈락이 정착단계에 접어든 지자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이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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