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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임복지 인선 미묘한 신경전/DJ­JP 부담우려 서로‘공넘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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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임복지 인선 미묘한 신경전/DJ­JP 부담우려 서로‘공넘기기’

입력
1998.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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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수추천… 복수추천… 수정 해프닝박영숙(朴英淑) 전평민당부총재를 새 보건복지부 장관에 내정하기까지의 진통은 공동정권 내부의 미묘한 신경전을 재차 보여준 사례다. 특히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 총리서리가 인선협의 과정에서 상대에게 인사권을 「양보」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은 서로 인선에 따른 위험부담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적지 않다. 또 김총리서리가 29일 후임을 「제청」했는지, 「추천」했는지도 분명치 않다.

김대통령은 28일 오후 김총리서리의 주례보고때 자민련 몫의 각료인 주양자(朱良子) 전장관의 사표를 수리한 뒤 후임 인선을 김총리서리에게 위임했다. 이에따라 총리실은 여성계 인사보다는 정·관계 요직을 지낸 인사 쪽으로 인선의 가닥을 잡고 8∼9명의 장관후보 명단을 만들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날 밤 김대통령이 김중권(金重權) 비서실장을 통해 『여성장관이 임명돼야 한다』는 뜻을 김총리서리에게 전달함에 따라 인선작업은 원점으로 되돌아 갔다.

이어 김총리서리는 29일 박태준(朴泰俊) 자민련총재와 조찬 회동을 갖고 인사자료를 검토했으나 「사회적 지명도와 재산문제의 청렴성」을 모두 갖춘 「여성후보」를 찾지 못했고 오전 11시로 예정됐던 후임장관 제청도 오후 5시로 늦춰졌다. 고민을 거듭하던 김총리서리는 결국 청와대에 들어가기 직전, 「DJ사람」인 박 전평민당부총재를 제청키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조각 당시 김총리서리는 김대통령의 반대를 무릅쓰고 주장관 임명을 관철시켰다』고 밝히고 『주장관이 결국 물의를 빚자 김총리서리가 미안한 생각에서 자민련 몫을 양보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런가하면 일각에는 『김총리서리가 자민련 인사를 후임장관으로 제청했다가 또다시 재산문제 등의 구설수에 휘말릴 경우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반면 오효진(吳鎭) 공보실장은 청와대에서 돌아온 김총리서리를 만난 뒤 『당의 이해를 떠나 인물 본위로 박전부총재를 단수추천했다』며 『큰 정치를 이루겠다는 취지로 해석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청와대측은 적잖이 당황했다. 만일 박전부총재에게 「하자」가 드러날 경우 책임이 김대통령에게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박지원(朴智元) 청와대 대변인은 『김총리서리는 두 명의 여성후보를 추천했다』면서 『청와대가 재산문제를 검증한 뒤 30일 인선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곧이어 국무총리실도 『사실상 단수추천이지만, 형식은 복수추천』이라고 발표를 수정하는 해프닝을 빚었다.<유승우·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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