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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오의 비명/이병일 수석논설위원(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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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오의 비명/이병일 수석논설위원(지평선)

입력
1998.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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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7년 교황 바오로 3세는 『인디언도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다. 그들도 가톨릭교리를 이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를 받아들이려 열망하고 있다』는 내용의 교서를 발표했다. 지금의 상식으로는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하겠지만 그당시 인디언들은 그만큼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았다는 증거다.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후 이곳에 진출한 유럽인들은 원주민인 인디언을 인간 보다는 괴물취급했다. 무자비한 학살로 잉카와 마야문명이 멸망한 사실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다. 유럽인들은 인디언들도 이성을 가지고 있고 기독교교리를 이해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가졌다.

교황의 교서는 이같은 유럽인들의 비인간적인 인디언관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1522년 마젤란의 세계일주등으로 지구의 모습이 서서히 드러남과 함께 인디언도 인간이란 논의가 시작된 것을 반영하는 것이다. 교황의 교서가 발표됐다고 해서 인디언을 괴물취급했던 생각이 금방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이같은 인디언관은 지금도 이어져 오고 있다. 인디언들의 사회적 지위가 조금도 개선되지 않은 것이 이를 말해준다. 특히 지구의 허파인 아마존밀림에 사는 인디오들의 상황은 비참하다. 무분별한 개발과 가뭄으로 인한 지난 2개월동안의 화재로 생활터전을 잃고 헤매고 있다는 보도다.

현재 이들의 인구는 대폭 줄어들고 있다. 일부 종족은 5분의 4나 감소됐다. 백인들이 인디오들의 인권과 삶을 존중했다면 인디오들이 대대로 살을 붙이고 살아온 생활터전을 그처럼 무자비하게 파괴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인디오들의 비명은 아마존밀림등 원시림의 파괴가 우리 삶의 파괴로 연결된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미국과학자의 70%는 앞으로 30년동안 동식물의 20%이상이 멸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동식물이 환경을 정화하는 회복체계가 그만큼 파괴되는 것을 의미한다. 정말 두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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