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경기지사 후보경선은 예상외로 싱겁게 끝났다. 손학규(孫鶴圭·1,335표) 후보는 거의 3배 가까운 표차로 장경우(張慶宇·462표) 후보를 가볍게 눌렀다. 전체 대의원 2,490명중 4분의 1이 불참했지만 구(舊)신한국당계와 구민주당계의 지분대로 결과가 나온 셈이다.두 후보의 명암이 엇갈린 시점은 개표 초반. 3∼4개의 투표함이 개함되면서 장후보측의 「이변」기대와 달리 표차이가 크게 벌어지자 손후보측에서는 안도의 한숨이, 장후보측에서는 탄식이 동시에 쏟아졌다.
손후보는 당선 기자회견에서 우선 『IMF합의사항을 번복, 환란을 초래한 장본인중의 한사람이자 경기도에 아무 연고가 없는 임창렬(林昌烈)씨가 경기지사에 출마한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이번 선거에서 국민회의의 임씨를 반드시 눌러 현 정권의 오만과 독주를 막아내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또 『여권의 연합구도가 그대로 표로 연결 된다면 선거가 힘들겠지만 대선과 지방선거는 다르다』며 『지역연고도 없는 후보를 내세운 여권의 패착을 경기도민들이 표로 심판해 줄 것』이라고 「역(逆)지역색」을 부각시켰다. 이와함께 손후보는 『오늘의 승리는 끝까지 페어플레이를 펼친 장후보와 대의원 덕분』이라고 추켜세우는 배려도 잊지 않았다.
두 후보는 정견발표에 앞서 「제2의 이인제(李仁濟)」 출현에 쐐기를 박으려는 듯 『경선결과에 절대 승복하며 탈당은 결코 없을 것』이란 내용의 선서문을 낭독해 눈길을 끌었다. 또 정견발표도 두 후보는 상호비방이나 공격을 삼가고 임전부총리의 환란책임과 주소지 이전에 따른 자질과 자격문제를 집중 거론, 본선 유세장을 방불케 했다. 대의원 불참률이 높았던 것은 경기도지부 위원장이었던 김인영(金仁泳) 의원이 이날 탈당해 국민회의로 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손후보는 경기 시흥출신으로 51세. 서울문리대 정치학과를 나와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정치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서강대 교수로 있다가 93년 광명보선에서 정계에 입문한 재선의원. 신한국당 대변인과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했다.<수원=염영남 기자>수원=염영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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