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경영 분리를 촉진 대기업 구조조정 쉬워져정부가 이르면 7월부터 지주회사 설립을 허용키로 함에따라 대기업 지배구조에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기업결합재무제표 등이 작성되는 2000년이후 검토하기로 했던 정부가 「재벌체제 유지」라는 비판까지 감수하며 일정을 대폭 앞당긴 것은 경제회생의 관건인 대기업 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공정위 당국자는 『지주회사 설립을 허용할 경우 적은 비용으로 거대한 기업군을 형성, 대기업의 독과점 및 경제력 집중이 심화할 우려가 있다』며 『그러나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촉진할 수 있는데다 기업 경영을 투명하게 할 수 있는 측면도 있어 허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지주회사(키워드참조)는 인수·합병(M&A) 등 사업구조 재편이 쉬워진다는 장점이 있다. 지주회사는 여러 자회사의 지분을 보유, 이들 자회사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모회사. 자회사끼리는 출자 등이 금지돼 업무연관성이 없다. 때문에 상호 채무보증이나 출자 등으로 인해 계열사 매각이 쉽지 않은 현행 재벌체제와 달리 지주회사의 판단에 따라 신속하게 자회사를 매각하거나 신규자회사를 인수할 수 있다. 최근 세계 최대 금융기관으로 부상한 미국의 씨티코프- 트래블러스그룹도 지주회사인 양 그룹간 합병에 의한 것이다.
또한 지주회사의 경우 경영감시가 용이하다. 자회사에 대한 지주회사의 지분이 투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지주회사는 외형적으로는 「법적 근거가 없는」 그룹회장실·기획조정실을 합법화한 것이다.
그러나 실질적인 의미는 그 이상이다. 회장실 등이 주력회사와 지분구조가 복잡하게 얽힌 계열사를 단 몇%의 지분으로도 지배할 수 있었으나 지주회사는 각 계열사(자회사)의 지분을 50%이상 소유해야 하기 때문에 계열사구조가 명확해진다.
물론 정부의 전향적인 자세에도 불구, 지주회사 등장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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