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월께 1,000만명 돌파”/공공장소 큰소리 통화 등 이용문화는 아직 미숙「1가구 1휴대폰」시대가 열리고 있다.
IMF가 터진 지난해 10월이후 일시 주춤했지만 최근들어 신규가입이 폭발적으로 증가, 900만명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새로 가입하는 사람이 한달평균 90만명에 육박하고 있어 6,7월께면 국내서도 휴대폰인구 1,000만명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우리나라 인구 4,500만명가운데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인구층은 대략 2,500만명. 이 가운데 학생및 실업자를 제외한 인구는 2,000만명에 이른다. 즉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사람 2명중 1명이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추세라면 내년말께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사람 1인당 1대의 휴대폰이 보급되는 「1인 1휴대폰시대」가 열릴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국내에 휴대폰이 처음 등장한 것은 84년 3월.
당시에는 자동차에 설치하는 카폰만 나와 있었고 휴대폰은 주로 특수기관이나 고위층만이 이용하는 특수계층의 전유물이었다. 이용자는 불과 2,658명.
당시만해도 자동차 꽁무니에 카폰안테나가 설치된 차량은 경찰이 검문조차 하지 않고 통과시키던 시절이었다. 카폰가격은 무려 250만원. 당시 250만원이면 변두리지역의 전세값과 맞먹는 거금이었다. 그 때의 카폰가격은 지금으로 치면 휴대폰을 2,500만원에 구입하는 것과 비슷할 정도로 고가였다. 매년 가입자가 2,000∼3,000명에 불과, 이용자가 87년에 겨우 1만명을 넘어섰을 정도로 카폰은 특수계층의 고급통신수단이었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당시에는 카폰이란 게 특수기관에서만 사용할 수있는 것으로 인식돼 왔다. 이러한 상황은 87년 손에 들고다니는 휴대폰이 등장한 이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초기 휴대폰가격 또한 여전히 200만원을 넘었고 가입비도 80만원을 호가했다. 하지만 90년대들어 휴대폰이 점차 알려지면서 이용인구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92년 27만여명에서 94년에는 96만여명으로 급증했다.
이어 95년에는 서비스개시 12년만에 100만명을 돌파, 휴대폰 100만대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100만가입자를 돌파한 이후 휴대폰이용자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며 1년만인 96년 3월께 200만명, 그해 11월에 300만명을 기록하는 초스피드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로부터 7개월후인 97년 5월 400만명, 그리고 「017」신세기통신이 가세한 97년에는 9월께 500만명을 돌파하며 96년, 97년 2년간은 한해에 가입자수 100만단위를 두번이나 갱신하는 진기록을 연출했다.
휴대폰대중화의 결정적 요인은 80만원하던 설비비의 폐지. 설비비는 90년대이후 20만원대로 떨어진 데이어 96년께는 아예 없어져 휴대폰가입 문턱을 대폭 낮췄다. 여기에 단말기가격이 50만원대이하로 뚝 떨어지면서 거리에는 휴대폰이 넘쳐나기 시작했다. 이와함께 97년 10월 개인휴대통신(PCS)이 등장, 가격경쟁이 불붙으면서 10만원이면 휴대폰을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가격이 낮아졌다.
5개사의 치열한 할인경쟁으로 휴대폰이용자는 이달초 이미 800만명을 넘어섰고 조만간 보급률 20%대에 진입하면서 「1,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폭발적인 이용인구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휴대폰이용문화는 여전히 많은 문제점을 안고있다. 아직도 극장이나 공연장, 도서관 등에서 휴대폰소리가 울리고 공공장소에서 큰 소리로 통화하는 이용자들이 적지않다. 이용습관못지 않게 요금에 대한 이용자들의 인식도 문제.
값싼 통신수단인 공중전화부스안에서 비싼 휴대폰을 이용하는 사람이나 비싼 휴대폰으로 신변잡담을 늘어놓는 「요금불감증」은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1가구 1휴대폰시대에 걸맞게 성숙한 이용문화와 철저히 요금을 따져보며 몸에 맞는 통신수단을 골라 이용하는 「이동통신의 경제학」에 눈을 돌려야할 때라고 강조한다.<김광일 기자>김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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