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리옌코 총리옐친유고땐 권한대행 맡아·유마쉐프 행정실장기자출신 국정운영 조정役
·넴초프 제1부총리개혁대표주자 ‘작은 옐친’
·디야첸코 옐친2女정치입김 ‘보이지 않는손’
거대한 러시아는 이제 30대 젊은이들의 손에 달렸다.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전총리의 뒤를 이은 세르게이 키리옌코 총리대행이 24일 국가두마(하원)의 총리인준 절차를 마지막 3차투표에서 통과함에 따라 30대의 젊은 「4인방」이 거대한 러시아를 움직이는 「권력의 핵」으로 떠올랐다.
4인방은 35세의 키리옌코 총리 외에 이미 권력 이너서클(핵심그룹)에 자리를 굳힌 발렌틴 유마쉐프 크렘린행정실장과 보리스 옐친 대통령의 둘째 딸 타냐 디야첸코, 보리스 넴초프 제1부총리다. 이들은 앞으로 노회한 「정치 9단」인 옐친대통령을 등에 업고 시장경제체제로 나아가는 러시아호를 요리할 것이라고 관측통들은 전하고 있다.
4인방은 역할면에서 황금분할을 이루고 있다. 국정현장에서 뛰는 총리와 부총리, 막후에서 통제·조정하는 크렘린 행정실장, 대통령의 의중을 파악하고 결단을 촉구하는 대통령의 딸로 구성됐다.
4인방의 「얼굴 마담」은 역시 키리옌코 총리. 그는 내주말께로 예정된 각료인선에 신선한 인물을 대거 포함시켜 「개혁성향의 실무내각」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그는 대통령 유고시 대통령권한 대행을 맡는 러시아 정계의 2인자로 활동범위를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키리옌코는 지난해 11월 넴초프 제1부총리의 천거로 에너지 장관으로 입각했다. 그는 넴초프가 니즈니 노보고로드 주지사로 근무할 때 그 지역의 상업은행장과 에너지회사 사장을 맡으면서 인연을 맺었다.
키리옌코를 측면 지원하는 넴초프(38)는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젊은 개혁관료다. 30대 초반에 니즈니 노보고로드의 주지사로 서방언론에 차세대 러시아를 이끌 선두 주자로 각광을 받았다. 옐친대통령과 이름이 같아 크렘린 주변에서는 「말렌키이(작은) 옐친」로 불릴 정도로 옐친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힌다.
뒷전에서 「훈수」를 두는 실세는 크렘린을 움직이는 유마쉐프행정실장. 지난해 3월 39세의 나이로 전격 발탁된 그는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지 기자 출신답게 정국을 꿰뚫어보는 눈이 날카롭다. 그는 옐친대통령에게 국정운영에 관해 전반적으로 조언하는 「개혁전도사」로 알려졌다.
이들 30대 실세를 종횡으로 엮는 작업은 타냐(39)가 맡고 있다. 그는 「아버지와 딸」이라는 혈연 관계로 러시아 정계의 「보이지 않는 손」으로 유명하다. 유마쉐프와 키리옌코의 발탁에도 그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한다.<이진희 기자>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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