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외환보유 많고 개혁속도 빨라 “G7지원 80억弗 당장 필요상황 아닌듯”『한국의 구조조정과 경제회복은 현재로 봐서는 비슷한 경험이 있는 다른 나라에 비해 성공적이라고 여겨집니다』
올해 초 우리나라의 외채 만기를 연장하는데 큰 역할을 했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윌리엄 맥도너 뉴욕연방준비은행총재는 2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의 성공적인 발행 등으로 한국의 경제회복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맥도너총재는 『멕시코는 외환위기가 터진 뒤 6개월이 지나서야 외평채 발행이 가능했고 물량도 10억달러에 그쳤다』며 『한국이 외환위기 시작 3개월만에 40억달러의 외평채 발행에 성공했고 그것도 멕시코보다 1%포인트 낮은 금리였다는 것은 상당히 희망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방선진 7개국(G7)에서 2차로 들여 올 80억달러 지원금 문제에 대해 『한국과 미국 정부가 아직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한국은 이 자금이 급박하게 필요한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맥도너총재는 한국이 최근 예상보다 많은 외환보유고를 확보하고 있고, 개혁 속도도 빨라 1월보다는 자금 필요성이 덜 한 상태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금리 인하문제와 관련, 『지금 금리를 내리는 것은 기업경영 등 실물경제에는 도움을 줄 수 있으나 외환시장 사정을 생각하면 성급하게 결정할 일이 아니다』며 『환율을 안정시키는 것이 시급하고 금리가 내려갈 경우 위험한 상황이 닥칠 수도 있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해외에서 한국의 구조조정을 믿을 수 없다는 이야기가 있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은 시급한 문제긴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올바르게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기업이나 은행이 외국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자산을 매각하는 것은 아무래도 시간이 필요한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의 경제성장이 한국의 위기 극복에도 중요하다』며 『주룽지(朱鎔基)중국총리를 만나 중국은 올해 8%대 성장이 가능하고 위안(元)화의 평가절하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맥도너총재는 중국을 거쳐 23일 한국에 도착,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이규성(李揆成)재정경제부장관 전철환(全哲煥)한국은행총재 등을 만나고 이날 한국을 떠났다.<김범수 기자>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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