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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 種의 기원’ 다시 쓴다/복제양 돌리 출산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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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 種의 기원’ 다시 쓴다/복제양 돌리 출산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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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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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생물 정상번식 확인/출산능력 논란에 종지부/우량가축 대량생산 길터/복제인간도 정상생활 가능생명의 신비는 무궁무진하다.

세계 최초의 복제양 「돌리」가 「엄마」가 됐다. 생명공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영국 에든버러 로슬린연구소는 23일 「돌리」가 새끼 암양 「보니」를 지난 13일에 낳았다고 발표했다.

돌리의 출산 성공은 복제된 생물도 정상적으로 임신하고 출산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 돌리는 96년 7월 5일 특정 유전자를 대량으로 복제하는 기술인 유전자 클로닝기법으로 탄생했다. 6년생 암양의 젖가슴에서 유전자를 추출, 유전암호를 제거시킨 다른 양의 난자와 결합, 다시 양의 자궁에 이식해 태어난 양이 바로 돌리다.

과학자들은 성숙한 양에서 복제를 한 양이 과연 출산능력이 있는 지를 놓고 그동안 논란을 빚어왔다. 일부 과학자들은 돌리가 성숙한 양이 아닌 태아세포에서 복제한 것이라며 복제양의 탄생의미를 평가 절하하기도 했다. 그러나 돌리의 정상적인 출산 성공으로 이같은 논쟁은 마침표를 찍게 됐다.

277번의 실험 끝에 돌리를 탄생시킨 로슬린 연구소의 이언 윌머트 박사는 돌리의 출산으로 복제 대상을 특정조건에 맞게 정하지 않고 무작위로 해도 정상적인 「복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증명됐다고 밝혔다. 이는 복제된 어떤 생물도 정상적인 생물과 똑같이 활동하고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같은 생명공학의 기술을 발전시킨다면 우량 가축을 공장에서처럼 대량생산해 인류에게 고품질의 단백질을 제공할 수 있다. 즉 찰스 다윈의 「종(種)의 기원」을 다시 쓰게 되는 혁명적 상황이 현실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로슬린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돌리의 출산으로 현재의 복제기술을 상업화할 수 있는 기간이 단축됐다고 말했다. 소와 돼지, 양 등 가축들의 품종을 개량한 후 우수한 종자와의 교배를 통해 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것이다. 돌리의 출산 성공에 따라 만약 인간을 복제할 경우, 역시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통해 출산할 수 있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윤리적인 문제로 세계 각국이 인간복제를 금지하는 법률을 제정하는 추세지만 복제인간이 태어난다면 이론적으로는 자녀 출산 역시 가능하다는 것이다.<이장훈 기자>

◎‘보니’ 출산 뒷얘기/10일전 탄생… 보안고려 숨겨/태어날때 체중 2.7㎏ 식욕도 왕성

복제양 돌리가 태어난 지 7개월이 지나서야 세상에 알려진 것처럼 돌리의 첫 아기 「보니」도 실은 23일의 로슬린 연구소 발표 10일 전에 태어났다. 웨일스의 산악지대가 「고향」인 숫양 「데이비드」가 아버지인 암컷 보니는 13일 새벽 4시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 있는 로슬린 연구소에서 건강하게 태어났지만, 「만약」을 우려한 연구진의 철저한 보안 속에 10일을 보냈다. 태어날 당시 몸무게는 2.7㎏. 「산모」돌리도 건강해 젖을 잘 물렸고 보니도 식욕이 왕성해 태어난 지 1주일만에 무게가 1㎏가까이 늘었다. 이 연구소의 그라함 벌필드 박사는 『지난해12월 돌리와 데이비드의 수태에 가까스로 성공한 이후 과연 복제양도 자연산 양과 마찬가지로 새끼를 낳을수 있을 지 많이 걱정했다』며 『자연분만으로 낳게 돼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돌리는 분만일이 가까워오자 한 달 전부터는 「남편」과 각 방을 써왔다. 연구소측이 어미와 새끼의 건강, 자연유산을 우려한 때문이다.

지금까지도 돌리와 보니는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연구소의 특별관리하에 있다. 일반인은 물론 보도진의 사진촬영 등 모든 외부접촉이 금지돼 있다. 돌리는 만 1년이 됐던 지난해 7월 몰려드는 취재진 때문에 극도의 정신불안 상태를 보여 연구소측의 특별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

한편 『돌리를 완전한 복제양이라 할 수 있느냐』며 의문을 제기했던 록펠러대학 등 일부 과학자들은 『돌리가 새끼를 낳았다고 해서 이런 의문이 풀리는 것은 아니다』는 반응을 보였다.<황유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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