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개월간 「국민의 정부」를 움직여온 실세는 누구인가. 국정운영에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비중이 워낙 크고 특정인에게 힘이 쏠리게 하지 않는 특유의 용인술 때문에 과거정권에서 처럼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는 실세는 없다. 하지만 어떤 권력에서나 직책 또는 본인의 역량에 따라 실세들은 있게 마련이다. 청와대에서는 김중권(金重權) 비서실장이 정치적 뿌리가 약함에도 인사문제와 관련해서는 실세로 통한다. 「왕수석」인 강봉균(康奉均) 정책수석은 업무기능을 바탕으로 조정력을 발휘하고 있다. 문희상(文喜相) 정무수석은 과거처럼 막강한 파워는 없으나 체제 이론가로서 파워서클내의 발언권이 강하다. 박지원(朴智元) 공보수석은 대통령의 신임을 바탕으로 위상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김태동(金泰東) 경제수석은 재벌개혁문제에서 만큼은 막강한 파워를 행사한다. 청와대직속인 기획예산위의 진념(陳稔) 위원장도 예산배정과 정부직제개편의 칼자루를 쥐고 있다.내각에서는 김종필(金鍾泌) 총리서리가 공동정권의 대주주답게 과거정권에서의 「의전총리」와는 다른 위상을 정립해 가고 있다. 경제부처에서는 자민련출신인 이정무(李廷武) 건교부 장관이 부처장악면에서 뚝심을 발휘한다는 평이고 박태영(朴泰榮) 산자부 장관은 150여개의 산하기관 관리를 맡고있어 실세장관으로 통한다. 비경제부처에서는 박상천(朴相千) 법무 장관이 대통령의 신임과 독특한 성격으로 부처를 장악했고 이해찬(李海瓚) 교육부 장관은 개혁의 선봉장역으로 내각내의 실세라는 평을 받고있다.
국민회의에서는 조세형(趙世衡) 총재권한 대행이 일정한 힘을 행사한다. 한화갑(韓和甲) 원내총무대행 등 당직개편에서 전진배치된 동교동계출신 당직자들에게도 힘이 실려있다. 자민련에서는 박태준(朴泰俊) 총재가 한계는 있으나 재벌개혁문제등 경제부문에서 김대통령으로부터 상당한 힘을 위임받았다. 김용환(金龍煥) 부총재는 최근 8인협의회의 실세로 복귀했다.
대통령의 직속기관인 안기부의 이종찬(李鍾贊) 부장과 나종일(羅鍾一) 1차장, 신건(辛建) 2차장, 이강래(李康來) 기조실장 등도 주목대상이다.<이계성 기자>이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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