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3당 총무가 23일 국회의장실에서 최근의 정계개편 파문과 관련, 한바탕 가시돋친 설전을 벌였다. 먼저 한나라당의 하순봉(河舜鳳) 총무가 한화갑(韓和甲) 국민회의, 구천서(具天書) 자민련 총무를 향해 『막강한 여당이 정계개편을 작심했는데 선거법협상이 뭐 필요해요』라며 『차라리 정계개편을 한 뒤에 만나죠』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자 구총무는 『본전(50석)은 찾아야죠. 아직도 4석이나 모자라요. 돌려보내 주시는 것이 어때요』라고 반격했다. 4·11총선 이후 자민련에서 한나라당으로 옮겨간 의원을 지칭하는 것이었다.또 한총무도 『그럼 아예 모든 정당을 통합해 거국내각을 하죠. 일본 서독등에서도 국가가 어려우면 그렇게 하는데…』라며 거들었다.
이에 하총무는 『작위적인 정계개편이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혀라. 협상을 하자면서 우리당의원을 향해 「문호개방」 운운하면 어떻게 하느냐. 할 말이 따로 있지』라고 되받아쳤다.
반면 한총무는 『거대야당이 국회를 거느리고 있는데 무슨 걱정이냐. 한나라당의 도움 없이는 (국회가) 한 발짝도 못나가는데…』라며 딴청을 부렸다. 결국 김수한(金守漢) 국회의장이 끼여들어 설전이 끝났지만 이날 장면은 「파행정국」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줬다.<김성호 기자>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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