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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소에 비친‘흔들리는 가정’/경제문제로 인한 가정불화 크게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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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소에 비친‘흔들리는 가정’/경제문제로 인한 가정불화 크게늘어

입력
1998.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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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시대에 경제적 이유로 인한 가정불화가 부쩍 늘고 있다. 가정상담단체에는 배우자의 실직 부도로 인한 가출 이혼 자녀양육포기등 가정이 뿌리째 흔들리는 상담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아버지의 전화」대표 정송(44)씨는 『지난 해에만 해도 성격차이로 부부불화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IMF로 인한 실직 부도등 경제문제가 가정갈등의 대부분』이라며 『하루 상담건수 20∼30건중 70% 이상이 경제적 갈등』이라고 말한다.정씨는 경제문제로 인한 가정갈등으로, 남편 실직후 무능력을 견디지 못해 아내가 가출하고 이에 따라 자녀를 키우기 힘들어 양육시설에 맡기거나 부도와 연대보증으로 빚을 져 매일 싸우다 아내가 이혼을 요구하는 것등을 대표적인 예로 든다. 정씨는 『이런 상담이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며 『대량 실직 4∼5개월 후에 가정갈등이 두드러진다는 게 상담원들의 경험이며 요즘이 바로 그 시점』이라고 말한다.

서울시 가정상담소 상담원 손순자(55)씨는 『상담자중 80%는 30∼40대 여성』이라며 『남편 실직후 닥친 카드빚 연체등 경제적 문제를 상담하면서 곧바로 이혼방법 문의를 해온다』고 말한다. 이 가정상담소의 3월 상담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5%나 늘어 2,995건이었다. 이중 66%인 가정불화의 원인중에 배우자 부정및 성격차이가 가장 많은 36%이며 자녀문제 배우자가출 경제무능력등도 17%로 두번째 순위였다.

재산관계 문의가 증가하는 것도 특징이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통계담당자인 이종은(25)씨는 『배우자가 몰래 진 빚이 있거나 재산을 차압당했을 때 상대 배우자가 면책받는 법을 문의하는 전화가 IMF이후 부쩍 늘었다』고 말한다.

가정·구직상담을 함께 하는 복지관에서 여성의 구직상담이 늘어난 것도 IMF이후의 변화. 구로부녀복지관 상담원 윤연옥(44)씨는 『예전에는 구직상담의 연령이 50대 이상이었으나 최근에는 30∼40대로 낮아졌다』며 『남편의 실직으로 어떤 일이라도 하겠다는 여성이 대부분』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창구의 상담원들은 『경제적 어려움이 가정을 결속시키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말한다. 정송씨는 『가족의 가치를 느끼지 못한채 형식상 가족으로 지낼 경우 IMF라는 큰 장애물 앞에서 갈등이 노출되기 마련』이라며 『젊은 부부일수록 어려움을 함께 이겨내려는 자세가 부족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한다.<노향란 기자>

□상담소 연락처

서울여성의 전화:(02)272-2161

한국가정법률상담소:(02)780-5688∼9

아버지의 전화:(02)208-0660

남성의 전화:(02)652-0456

구로부녀복지관:(02)802-0185∼6

태화기독교사회복지관:(02)3411-6470

서울시 가정상담소:(02)215-7252

서초여성회관:(02)522-0291∼2

한국사회복지관협회:(02)717-4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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