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巨野 한나라는 지금…/脫風은 불어오고 구심력은 약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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巨野 한나라는 지금…/脫風은 불어오고 구심력은 약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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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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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을 에워싼 방벽의 곳곳에서 물이 샌다. 원내총무 경선을 끝으로 당체제를 일단 정비했지만, 당안팎에서 몰아치는 찬바람은 좀처럼 그칠줄 모른다. 지방선거 이후를 겨냥한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세싸움, 거야의 둑을 허물려는 여권의 노골적 정계개편 움직임, 지방선거 공천 몸살, 초재선 그룹의 세력화 등 어느 것 하나도 쉬운 문제가 아니다. 한나라당의 오늘을 짚어 본다.◎역학구도/계파간 경계 불분명 결속력도 느슨/지방선거후 ‘당권경쟁’ 불가피할듯

당체제 정비후에도 한나라당의 역학구도는 여전히 복잡하다. 원내총무 경선을 둘러싸고 범당권파와 비당권파의 양대진영이 대립하긴 했지만, 계파구분이 허물어진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계파의 경계선이 자로잰듯 뚜렷하지도 않다. 어쩌면 「친(親) 000의원」으로 분류하는 것이 더 적절할지 모른다. 우선 이전의 동교동계나 상도동계처럼 계파수장의 의견이 일사불란하게 먹히는 구조가 아니다. 과거의 보스들은 공천과 실탄(자금)을 함께 보장하면서 계보원의 정치 생명줄을 거머쥐고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당내 최대계보인 이회창(李會昌)계와 김윤환(金潤煥)계도 이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다. 이회창계로 분류되는 의원 대다수는 차기당권 내지 차기대권 가능성을 내다보고 실리를 「택한」 의원군(群)으로 보는 게 타당할 것이다. 자연, 계보 결속력이 그리 공고하지 않다. 김윤환계도 개인적 친분관계는 오래됐지만, 보스 한마디에 정치적 명운을 함께 하는 집단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한동(李漢東) 김덕룡(金德龍) 이기택(李基澤)계도 이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이처럼 느슨한 형태의 계보정치는 역설적으로 「주인없는」 한나라당을 그럭저럭 굴러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고, 초·재선들의 몇마디에 당 전체가 휘둘리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당내상황에만 국한하면, 한나라당은 6·4지방선거까지는 큰탈없이 현 모습을 유지할 개연성이 높다. 계파가 충돌할만한 특별한 이슈가 없기도 하지만, 비당권파 총무(하순봉·河舜鳳 의원)가 「범퍼 존」을 형성할 것이기 때문이다. 국회 상임위원장직 배분도 지방선거 이후에나 있을 예정이다. 문제는 지방선거 이후다. 선거결과와 상관없이 비당권파는 당권경쟁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어차피 범당권파 대 비당권파의 대회전이 불가피하다. 비당권파가 잡고 있는 총재교체 시기는 8월20일에서 8월30일 사이다. 한여름 정국을 넘기되 9월 정기국회 전에는 차기당권 문제를 매듭짓는다는 생각이다.

새 총재 선출을 위한 전대소집이 가능할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비당권파가 숫적우세를 보이고 있긴 하나, 옥쇄뺏기란 언제나 그렇듯 쉬운 일이 아니다. 이 과정에서 당권­대권 분리를 매개로 한 합종연횡이 일어날 수도 있다. 독식이 아닌 나눠먹기 구도에 제 계파가 이해의 합치를 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전대소집을 둘러싼 계파전쟁이 분당사태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나라당으로선 최악의 시나리오다.<홍희곤 기자>

◎정계개편/與손길 뻗쳐오자 당황

한나라당이 22일부터 소속의원들의 동향파악에 본격 착수했다. 국민회의 등 여권이 「자리를 보장하는 문호개방」을 공개 천명하고 한나라당에서 빼내올 의원 숫자까지 거론하자 당지도부는 『정계 소개편이 이미 「실행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인식,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거야(巨野)구조를 무너뜨리려는 여권의 새판짜기 드라이브가 당초 예상했던 속도와 강도를 훨씬 뛰어넘는 바람에 당황하는 표정도 역력하다.

실제 당이 점검해본 결과 인천의 서정화(徐廷華) 이강희(李康熙), 충남의 이완구(李完九) 의원 등 3∼4명은 이미 마음이 떠난 것으로 파악됐으며 서울의 P와 L의원, 경북의 K의원 등도 조건 성숙만 기다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개별적으로 떠나려니 주위의 시선이 걸려 발이 안떨어질 따름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들 중에는 아예 당과의 연락마저 끊어버린 경우도 있어 당관계자들마저 5명 안팎의 이탈을 기정사실화하는 눈치이다. 반면 여타지역에서 여권이 공을 들이고있는 의원들은 『여러 사람이 갖가지 채널로 접촉해오긴 했지만 제의를 거절했다』며 일단 탈당설을 일축했다.

까닭에 당지도부는 『여권이 국회후반기 원구성을 의식, 마구 몰아치지만 지방선거 전까지는 야대구조가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탈당의원수가 여권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리라는 얘기다. 또 선거법개정을 서두른후 5월 임시국회를 소집, 인사편중과 정책혼선 등의 대여공세 전선을 확대함으로써 방풍막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역연고, 사업관계, 개인적 성향 등으로 여권쪽에 마음을 두는 사람들도 선뜻 「결행」을 하기 힘든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뜻이다. 이와함께 일부 탈당공백을 국민신당과의 제휴로 메우는 방안도 추진중이다.<이유식 기자>

◎의원구조/66%가 초재선… 경남 독식 호남 겨우 1명

158석을 가진 한나라당 의원의 절반가량인 72명은 초선이다. 재선의원 32명을 합하면 전체의 65.8%가 초·재선의원. 특히 전국구의원 24명중 초·재선은 19명에 달한다. 가히 「초·재선왕국」으로 불릴만 하다. 지역별로 보면 경남의 18석을 독점했고 울산은 4석중 3석을, 부산에선 전체 21석중 국민신당 3명과 무소속 1명, 공석 한자리를 제외한 16석을 점령한 상태다. 경북은 19석중 16석, 대구도 13석중 8석이 한나라 몫이다. 또 전체 13석인 강원의 경우 국민신당 2명과 공석 한자리를 뺀 10석과 3석의 제주도 한나라당의 텃밭. 그러나 호남·충청권에서는 거의 압사상태. 충북에 2명의 의원이 있을 뿐이고 충남, 전북에는 각각 1명의 의원이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염영남 기자>

◎지방선거/인물 지역편중 ‘2중고민’

한나라당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걱정이 태산이다. 고민의 핵심은 두가지.

첫째는 광역단체장 후보 선정을 둘러싼 잡음과 진통이 눈덩이처럼 커진다는 것이고, 둘째는 영남권을 제외한 대다수 지역에서 경쟁력있는 후보를 발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공천이 확정된 지역은 울산(沈完求), 강원(김진선), 충북(朱炳德), 충남(韓淸洙), 경북(李義根), 경남(金爀珪), 대전(李在奐)등 7곳이나 그나마 대전의 경우 본인이 출마를 고사해 「대타」를 찾아야 할 처지다.

서울 부산은 경선 쪽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그 과정에서 적잖은 내부상처를 입어야 할 판이다. 특히 부산의 경우 합의추대를 요구한 김기재(金杞載) 전 의원을 버리고 제3의 경선후보를 찾기로 했으나 그것마저 난항이다. 서울에서도 최병렬(崔秉烈) 의원이 합의추대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반면, 이명박(李明博) 전 의원은 경선을 고집, 갈수록 일이 꼬이는 상황이다.

인천지역은 최기선(崔箕善) 시장의 갑작스런 탈당으로 「아노미 상태」에 빠져있다. 선거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자천타천으로 거명되는 후보조차 없다. 광주 전남·북등 호남권은 나가겠다는 후보가 한명도 없어 「무공천 지역」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한 당직자는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 후보도 「동강서약(東强西弱)」현상이 뚜렷해 걱정』이라며 『어차피 이번 지방선거보다는 16대 총선에 당력을 집중하는게 나을 것』이라고 푸념했다.<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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