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과 설득의 90분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경제 6단체장과의 회동에 이어 21일 한국 노총 대표들을 만나는 등 새로운 노사정 합의를 만들어 내기 위한 발걸음을 늦추지 않았다.
1시간 반 가량 계속된 회동은 『때로는 긴장감이 감도는 것』이었다고 배석했던 박지원(朴智元)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그러나 김대통령은 한국 노총측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고 있음이 이날 만남을 통해 확인됐다.
김대통령은 노조측에 대해 『노사정위원회는 노동자의 권익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 2기 노사정위원회 참여를 약속받았다. 김대통령은 이를 위해 부당 노동행위에 대한 강력한 단속, 지방선거에서 한국노총 대표의 공천, 노조의 경영참여 검토 등을 약속했다.
김대통령은 무엇보다 「고통의 공정한 분담」이라는 1차 노사정 합의의 정신이 퇴색하지 않았음을 강조하며 노동계의 믿음을 얻으려 했다. 김대통령은 『노사정 1기는 큰 틀을 정했다면, 2기는 세부적으로 따지고 협력해 외국자본의 불신을 불식시켜야 한다』는 목적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대통령이 경제주체들에 대해 직접 설득에 나서고 있는 것은 노사정 합의의 틀이 새 정부 경제정책의 근간이라는 생각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기 노사정위원회는 난항이 예상된다. 비교적 유연한 한국노총측에 비해 민주노총측은『노사정 합의의 결과 노동자가 대량 해고라는 일방적인 고통을 떠안았다』는 강경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공익대표로 선임될 2기 노사정위원장도 인물난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어떤 경우든지, 노사 양측의 이해를 조정하는 역할은 김대통령에게 일임된 상태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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