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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동 구장 밀고 가야(社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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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동 구장 밀고 가야(社說)

입력
1998.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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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17일 2002년 월드컵축구 주경기장문제를 2주일 더 검토키로 또 다시 결정을 미루었다. 이미 결정된 서울 상암동 주경기장 건설안을 백지화하고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개막전을 개최할 뜻을 비치더니 문제를 원점으로 되돌린 것이다.상암경기장건설이 취소된 후 인천은 문학경기장의 장점을 선전하며 월드컵 개막전 유치에 나섰다. 서울시는 뒤늦게 잠실구장을 385억원 정도 들여서 개수하면 월드컵축구를 치를 수 있다고 주장하여 때아닌 지방자치단체간의 줄다리기가 벌어졌다. 이런 와중에 주경기장 결정은 서울과 인천의 시장선거와 관련이 있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지난주 열린 관계장관대책회의에선 서울 상암동 주경기장건설안이 다시 힘을 얻었다고 한다. 잠실경기장은 안전도와 올림픽기념물 훼손이란 문제점을 안고 있고 문학경기장은 설계변경에 문제가 있음이 드러나 상암동 건설안이 다시 대두됐다는 것이다. 사전에 이러한 점도 검토하지않고 주경기장건설을 백지화하고 문학경기장안을 들고 나왔는지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무책임한 뒤집기를 연출하며 허송세월하는 사이 우리의 국제적 신뢰도는 땅에 떨어졌다. 바로 우리의 무능과 무책임함을 널리 알린 꼴이 돼버렸다. 신중치못했던 상암경기장 백지화의 대가치곤 너무 크다. 아무리 김영삼정권당시 유치한 대회라고 하더라도 국민들이 이를 찬성했다는 점에서 더 이상 정치와 경제논리를 앞세워 적당히 해치우려 해서는 안된다.

국제축구연맹(FIFA)과의 약속은 편의에 따라 적당히 얼버무릴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지난번에도 지적했지만 월드컵축구는 FIFA가 개최하고 우리가 이를 관리하는 대회다. 만일 FIFA가 편의와 논리만을 앞세운 우리의 대회개최를 거부하는 경우 국제적 망신을 사게 된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약속대로 월드컵축구를 개최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이를 위해서도 하루라도 빨리 주경기장을 서울상암동에 건설하는 것으로 갈팡질팡을 끝내야 한다. 사회간접자본비용을 제외한 순수 건설비는 2,000억원정도 인데, 4년간 나누어 들어가는 데다 이로인해 일자리도 생기고 국민들 사기가 올라간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담못할 액수도 아니다. 또 월드컵 개최로 예상되는 경제·문화적 이득을 도외시한채 주경기장 신축비만을 문제 삼는 것은 너무나 근시안적이다.

2002년 월드컵축구 개막까지는 불과 4년이 남았다. 6만∼7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을 지으려면 설계 후 3년 반정도가 걸리므로 빠듯한 시간이다. 주경기장건설안이 번복을 반복하는 사이 지방경기장건설도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더 이상 미적거리고 있을 시간이 없다. 빨리 원래의 계획대로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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