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만의 최대 호황이라는 미국 경제는 과연 버블(거품)인가. 세계 경제계는 꺾일줄 모르고 치솟는 미국의 경제지표에 놀라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거품논쟁을 벌이고 있다. 버블론자들은 특히 미국 경제의 거품이 갑자기 터질 경우 1920년대말의 세계적인 대공황이 재현될 지도 모른다고 우려한다. 반면 미국 경제의 경쟁력이 새로운 단계로 진입했으며 최근의 주가오름세는 이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경제학자들도 많다.◎주가·부동산·M&A 이상과열/세계적 대공황 재현될수도
◆버블론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는 「미국의 버블경제」라는 특집기사에서 미국은 성장과 저인플레의 조화 속에 호황을 누리고 있으나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주가와 부동산 가격 상승, 합병·인수(M&A)열기, 유동성 증가 등 뚜렷한 버블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버블현상의 첫 징후는 주가. 다우존스 지수는 17일 또다시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올들어서만 이미 15%이상 올랐다. 많은 경제전문가들이 지난해초부터 향후 주가수익률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는데도 주가가 계속 상승세를 탄다는 것은 버블의 전형적인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최근의 M&A열기도 심상찮다. 미국의 M&A규모는 지난해 9,570만달러(GDP의 12%수준)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올들어서는 4월중순까지만 이미 4,410억달러의 빅딜이 이뤄져 1조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과거 미국의 빅딜열기는 1900년대와 20년대, 60년대, 80년대 네차례 이뤄졌는데 모두 고성장과 급격한 신용증가, 증시호황 현상을 나타냈다. 그 버블은 각각 1904년과 29년 69년 각각 깨졌으며 마지막으로 90년의 경기후퇴로 나타났다.
부동산 가격도 우려대상이다. 97년 샌프란시스코 보스턴 댈러스 등에서는 부동산 가격이 20%이상 올랐다. 유동성지표중 하나인 총통화량(M3)이 올 3월까지 10%나 늘어나 물가상승의 압박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
◎실업률 최저·물가도 안정/美기업 경쟁력 발휘된것
◆정상론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7일 발표한 3월중 미국의 산업생산지수는 127.7로 1년전보다 4.3포인트 올랐다. 2월말 현재 실업률도 4.6%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거의 완전고용에 가까운 수치다. 물가상승률도 올해 3월까지 연간 1.4% 상승에 그치고 있다.
미국 경제가 활황을 구가하는 밑바탕에는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미국의 초일류 기업이 버티고 있다는 분석이다. 무역장벽이 제거되고 세계화 현상이 본격화하면서 미국 경제의 경쟁력도 극대화하고 있다는 게 버블론을 비판하는 정상론자들의 주장이다.
더구나 작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이머징마켓(신흥 개발도상국)에서 빠져나온 핫머니(국제투기자금)가 대거 미국으로 몰렸다. 올들어서만 1조5,000억달러이상이 월가로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주식시장이 불붙자 「개미군단」도 가세, 현재 미국 전체인구의 3분1에 가까운 8,000여만명이 주식을 갖고 있다. 다우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것은 이같은 폭넓은 수요에 근거하고 있어 결코 버블이 아니라는 주장이다.<이진희·박정태 기자>이진희·박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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