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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대중문화 받아들이자(社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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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대중문화 받아들이자(社說)

입력
1998.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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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중문화에 대한 시장개방이 곧 이루어질 전망이다. 김대중대통령은 17일 문화관광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일본 대중문화의 개방을 막음으로써 오히려 폭력등 하급문화가 유입되고 있으므로 두려움없이 개방에 대처하라』고 지시했다. 우리는 이같은 방침을 적극 지지한다.일본 대중문화에 대한 시장개방문제는 역대 정권마다 「뜨거운 감자」였다. 65년 국교정상화가 이뤄진 이후 일본정부는 끊임없이 이를 요구해 왔다. 이 때마다 우리정부는 아직 국민감정이 용납지 않는다는 이유를 내세웠고, 논의 자체를 피해왔다.

이 문제가 공개적으로 논의가 된 것은 94년 2월 孔魯明 당시 주일대사가 『일본의 서적과 비디오테이프, 위성방송을 통한 TV프로그램은 사실상 개방된 상태다. 음성적으로 이를 묵인하는 것 보다 양질의 문화를 정면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말한 것이 계기가 됐다. 孔대사의 발언은 나라를 찾은지 반세기가 됐고 경제발전도 이룩했으니 일본문화도 대등한 입장에서 다룰 때가 됐다는 뜻이었다. 이를 계기로 개방여부를 둘러싼 뜨거운 논쟁이 한동안 이어졌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흐지부지됐다.

이번만은 이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란다. 김대중 대통령의 말처럼 공식적으로 일본 대중문화에 대해 문을 닫고 있는 사이 밑으로는 일본의 온갖 저질문화가 밀려들어 왔다. 가정에서나 거리에서나 일본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는데도 우리는 애써 이를 무시하거나 못본 체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이러다 보니 저질의 일본 대중문화를 걸러내는 기능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공식적으로 일본 대중문화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으므로 이같은 장치를 마련할 명분도 없었다. 이제는 일본 대중문화가 들어와 있는 현실을 솔직히 인정하고 이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물론 일본 대중문화를 받아들이게 되면 처음 얼마동안은 충격이 없을 수 없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이를 충분히 소화할 능력이 있다. 한번에 전부 개방하자는 것이 아니다. 분위기가 무르익은 이번 기회에 양질의 문화부터 차근차근 단계적으로 받아들이자는 것이다.

이를 피하고 묵인하기 보다는 정면대응하는 한편 현재 홍수를 이루고 있는 일본 저질문화를 철저히 단속하고 걸러내면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국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대책위원회 등을 만들어 준비를 철저히 하면 조금도 걱정할 것이 없다. 지금 이 시간에도 일본의 위성방송이 우리의 안방까지 들어와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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