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 실험실’ 클럽의 부활을 위해…클럽은 술을 마시는 곳이다. 식품위생법, 공연법 조항에서 클럽 연주활동은 불법이다. 이런 행정규제에다 경기까지 나빠지면서 문을 닫는 클럽이 속출하고 있다. 살기 어려운 판에 클럽 문닫는 것 쯤이야 사실 아무런 이야기 거리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클럽은 술만 마시는 곳이 아니다. 음악성은 뛰어나지만 TV나 음반 시장에서 상업성을 인정받지 못한 언더그라운드 밴드, 록 뮤지션들의 유일한 공연장이기도 하다. 그들의 실험은 바로 우리 가요계의 보이지 않는 저력이 된다.
15일 오후 8시부터 대학로 라이브극장서 2시간 동안 열린 「블루 데빌을 위한 우정의 무대」 콘서트는 척박한 우리 문화풍토에서 왜 클럽이 필요한 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자리였다.
지난해 문을 닫은 홍대 앞 클럽 「블루 데빌」을 되살리기 위한 이 콘서트는 이 무대에서 데뷔했거나 노래를 부른 이들이 무료로 출연한 콘서트이다. 고막을 「고문」하는 듯한 신윤철의 오프닝으로 시작된 무대는 임현정 정경화 등 여성 가수의 열정적인 노래로 이어졌다. 인기그룹 「자우림」의 무대마저 초라하게 만들 정도로 그들은 열정적이었다. 「U & Me Blue」가 무대를 더욱 뜨겁게 달구었고, 가볍게 어깨춤을 추던 관객은 정원영한상원 밴드의 「수지 Q」가 흐를 때는 어느새 일어나 몸을 흔들고 있었다.
연주자들은 눈빛으로 신호를 주고 받으며 즉흥연주의 맛을 보여주었고, 관객은 때론 고문하듯 때론 위무하듯 다가서는 록의 향연에 몸을 내맡겼다. 이런 문화를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이 바로 클럽이다.
방송에선 급조한 10대 댄스그룹이 판치고, 라이브 공연에서조차 노래보다는 잡담으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은 요즘, 사라져가는 클럽에 대한 애착은 더욱 커져만 간다. 반가운 소식 하나. 95년 개관, 97년 여름 문을 닫은 블루 데빌이 잘하면 6월께 다시 문을 열지도 모른다는 게 클럽 관계자의 말이다.<박은주 기자>박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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