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보도상 멕시코 마약부패 연재 NYT【뉴욕=윤석민 특파원】 미국 최고권위의 언론상인 퓰리처상의 올해 국제보도상에 멕시코 마약부패를 연재보도한 뉴욕타임스가, 공익보도상에 노스 다코타주 그랜드 포크스의 홍수사태를 다룬 그랜드 폭스 헤럴드가 각각 선정됐다고 컬럼비아대학교가 14일 발표했다. 전기(傳記)상은 워싱턴포스트 명예회장 캐서린 그레이엄이 자서전 「나의 이야기」로 수상하게 됐다. 보도 문학 음악 등의 부문에서 매년 22개상을 시상하는 퓰리처상의 수상자는 독립적인 퓰리처상위원회가 선정하며 상금은 각 5,000달러다.
◎자서전 부문WP지 그레이엄 여사/‘나의 이야기’ 발간 美서만 32만부 팔려
캐서린 그레이엄(80)이 수상소식을 듣고 편집국으로 내려오자 이 신문의 전설적 시사만평가인 허블락(89)이 그에게 다가갔다. 허블락은 이 「여걸」의 볼에 입을 맞추고는 한마디 던졌다.
『내가 말했잖아. 당신처럼 편집국 주위에서 오래 맴돌면 언젠가 글 쓰는 요령을 터득하게 될 거라고』
올해 퓰리처상의 화제는 단연 전기·자서전 부문을 수상한 워싱턴포스트의 명예회장인 캐서린 그레이엄 여사. 수상작은 「나의 이야기(Personal History)」. 지난해 발간돼 지금까지 미국에서만 32만부가 팔렸다.
그레이엄 여사의 자서전은 10년간에 걸쳐 자료를 모으고 250명이 넘는 지인을 인터뷰해 집필한 것. 백만장자의 딸로 태어나 남편의 부정(不貞)과 정신이상 때문에 번민하던 주부가 남편의 자살 후 빚더미에 있던 지방 신문사를 떠맡아 오늘날의 워싱턴포스트로 일구어 낸 이야기가 솔직담백하게 담겨 있다.<장인철 기자>장인철>
◎공익보도 부문그랜드 폭스 헤럴드지/대홍수·화재로 폐허불구 신문발행 계속
올해 공익보도 부문 퓰리처상은 인구 5만명의 소도시에서 3만7,000부를 발행하는 아주 조그만 신문사에게 돌아갔다. 주인공은 미국 노스 다코타주 그랜드 폭스시의 그랜드 폭스 헤럴드지. 폭스시 북쪽의 한 초등학교에 임시 편집국을 마련, 신문을 찍어오던 기자들은 수상소식이 전해지자 지난해의 참사를 떠올리며 감격했다.
지난해 대홍수로 폭스시 전체가 물에 잠겼을 때 118년의 역사를 가진 이 도시의 유일한 신문인 헤럴드 사옥도 폐허가 됐다. 편집국과 윤전기는 물론 직원 57명의 집까지 침수됐다. 설상가상으로 신문사 건물까지 화재가 나 잿더미로 변했다.
그러나 헤럴드의 기자와 직원들은 신문발행을 멈추지 않았다. 인근 노스 다코타 주립대의 빈공간을 빌려 신문을 찍어냈다. 하루 아침에 모든 것을 잃은 시민들에게 홍수 피해 속보와 주정부의 대책, 이재민소식을 계속 알렸다. 신문은 500㎞떨어진 미네소타주의 세인트 폴시에 있는 같은 계열 신문사인 파이오니어 프레스사에서 인쇄해 이재민 보호소에 무료로 나눠줬다. 이재민들은 자신들과 대책본부를 이어주는 이 「전령」의 덕으로 재기할 수 있었다.<박진용 기자>박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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