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우이웃돕기 프로그램 「사랑의 리퀘스트」.MBC TV가 20일 봄철 프로그램 개편을 단행한다. 개편의 주요 테마는 「공영성 회복」. MBC측은 『공익성 확대와 인간성 회복, 도덕성 강화등을 통해 그동안 소홀했던 공영성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개편이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개편폭은 예상보다 적다. 프로그램 8개가 신설되고 9개가 폐지됐으며 26개의 시간대가 변경됐다.
MBC가 의욕적으로 내세우는 프로그램은 「실업기금 모금생방송」(수 오전 11시)과 「MBC 대토론회」(매월 토 밤 9시45분), 「나의 사랑 나의 어머니」(토 새벽 12시35분), 「여자대 여자」(일 오후 6시), 「뉴스와 인물」(수 밤 11시) 등. 「나의 사랑…」은 어머니의 사랑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프로그램이며 「여자…」는 보통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시트콤이다. 박경재 변호사가 진행하는 「뉴스…」는 시사토론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MBC의 의욕에도 불구하고 이번 개편은 「공영성 회복」이라는 목표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MBC는 『경쟁력이 확보된 만큼 공영성에 주안점을 두겠다』고 한 말과 달리 오히려 시청률 경쟁을 유발하는 드라마를 2편 늘렸다. IMF시대의 시청자를 위로한다는 취지의 「나의 사랑…」은 그나마 심야시간대에 편성했고, 「MBC 대토론회」등 몇몇 프로그램은 KBS의 유사 프로그램 방송시간대에 「맞불」처럼 배치하고 있다. 또 10대 편중에서 벗어나자며 신설했던 음악프로그램 「생방송 젊은 그대」자리에 또 다시 10대의 감성을 자극하는 「음악캠프」(토 오후 5시10분)를 편성하는등 「목표」와는 거리가 있는 내용들이 눈에 띈다.
이득렬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 『연극이나 무용등 소외받고 있는 문화예술 공연을 MBC가 녹화로 충실히 전달한다면 문화예술계에는 커다란 격려가 될 것』이라고 말하는등 구체적 방법론까지 제시했었다. 이번 개편은 그같은 모습에 기대를 걸었던 시청자들에게 실망을 안겨 줄 것으로 보인다.<김철훈 기자>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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