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電건설 20주년에 부쳐21세기를 눈앞에 둔 오늘날 에너지문제는 한 국가, 한 지역의 차원을 넘어 인류 전체의 문제가 되고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에너지소비량의 97%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나라에서 에너지위기는 바로 국가 전체의 위기로 직결된다. 우리나라는 일찍이 원자력개발을 국가정책으로 추진, 70년대 석유위기를 큰 충격없이 극복하였을 뿐만 아니라 경제발전에 따라 급증하는 전력수요를 무리없이 소화해 낼 수있었다.
29일은 우리나라 최초의 원자력 발전소인 고리 1호기가 상업운전에 들어간지 20년이 되는 날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12기의 원전에서 총발전량 (2,244억㎾h)의 34.3%를 충당하고 있고 설비 이용률면에서도 87.64%라는 세계 최고의 성과를 거두어 미국 독일 일본 프랑스를 능가하는 원전 국가가 됐다. 만약 경제의 여명기인 70년대에 원자력 개발이 없었다면 이를 대체할 석탄발전소가 최소 30기(30만㎾기준)이상은 필요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정부의 원자력정책은 현명한 것이었다고 판단된다.
원전의 안전성 또한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일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가동중인 원전12기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설정한 「원전사고·고장등급」기준을 벗어난 적이 없다는 사실은 우리나라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객관적 평가로 보아 좋을 것이다.
우리의 원자력산업이 가지는 의미와 발전방향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겠다. 첫째, 원자력은 국제통화기금(IMF)시대의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외화절약에 공헌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에너지 수입액은 272억달러로서 전체 수입액의 18.8%에 달한다. 지난해 원전에서 생산된 전력량 771억㎾h를 LNG(액화천연가스)발전으로 대체하는 경우와 비교한다면 연간 약 35억달러의 외화가 절약된다. 지난 82년부터 10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2.5%인 반면 전력요금은 12.4%가 인하된 것도 원전건설로 인한 비용절감이 큰 원동력이 되었다.
둘째는 선진국 수준의 원전건설및 운영기술을 확보하였다는 것이다. 20년전 고리1호기가 건설될 당시 우리에게는 원전건설 기술과 경험이 전무했으나 지금은 자립도가 95%에 이르고 있다. 이에 따라 원자력산업은 해외수출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지난 5년간 원전수출실적은 5개국에 1,354억원에 달한다. 특히 한국의 원전기술자립경험을 중국등 새로 원자력을 시작하는 나라들이 높이 평가하고 있어, 산업계와 정부가 함께 힘을 모은다면 다른 분야의 수출을 능가할 수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셋째, 원자력은 환경보전에 크게 기여하는 에너지원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일본 교토(京都)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조약 제3차 조약국회의에서는 선진국의 온실가스 배출량목표를 정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개도국의 지위를 인정받아 일단 제외됐으나, 온실가스감축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전력산업에서 이산화탄소(C02)배출량을 줄이기위해서는 원자력발전이 그 해결책이 될 수밖에 없다.
이밖에도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를 통해 우리가 북한에 건설중인 경수로원자력발전소는 남북한간 인적·물적교류를 통한 경제협력과 한반도의 긴장완화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IMF경제위기 탈출과 통일기반의 초석을 다지기위해 우리의 원자력산업이 더욱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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