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명예총재에 대한 김윤환(金潤煥) 부총재의 최근 발언들이 예사롭지 않다.김부총재는 12일 『모두들 오해하고 있는데, 나와 이명예총재는 엄연히 별개』라며 『혼돈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양쪽 계보를 따로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김부총재는 계보정리의 방법에 대해서도 『두고보면 알 것』이라고 말해 모종의 복안이 있음을 시사했다.
그의 한 측근은 이와 관련, 『이 명예총재가 최근 아무런 사전양해 없이 김부총재 계보의원들을 따로 아우르는 흔적이 적잖이 발견된다』고 발언배경을 설명했다.
또다른 한 측근은 『김부총재는 정치인생에 나름의 매듭을 짓는 차원에서라도 이번에는 「자신의 당」을 갖고 싶어한다』며 『앞으로 2년여 동안은 이명예총재가 우리를 도와주고, 그다음에는 우리가 그를 도와주는 게 순리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계보의 경계선을 그은 뒤 상호 양해하에 당권(김부총재)과 대권(이명예총재)을 분리하자는 「역할분담」제안인 셈이다. 실제 김부총재는 공사석에서 줄곧 『총재경선이 이루어지면 반드시 나설 것』이라고 못박은 바 있다.
반면 이 명예총재측은 『발언의 뜻이 뭔지를 알아봐야겠으나 인사차 의원 몇사람 만난 것에 김부총재가 너무 과민반응하는 것같다』며 얘기를 끊었다.
그러나 당 분석통들은 『대선이후 계보의 이합집산 과정에서 자신의 사람들이 상당수 이명예총재쪽으로 넘어간 것으로 드러나자 김부총재가 위기감을 느낀 것같다』며 『그의 입장에선 어떤 식으로든 이런 흐름에 제동을 걸어야 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대외적 경고메시지와 대내적 단속의지를 함께 담은 김부총재의 발언에 대한 이명예총재의 대응이 주목된다.<홍희곤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