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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이강백 연극제’/이강백의 예술,열린공간서 해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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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이강백 연극제’/이강백의 예술,열린공간서 해부한다

입력
1998.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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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통렬한 사회비판으로,때론 내면의 자유 탐구로 왕성하게 변모해온 예술세계/김아라·이윤택등이 무대올려한창 활동하고 변모하는 작가를 탐구하는 작업은 어렵다. 예술의전당 주최 「이강백연극제」는 현역작가, 그것도 이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 이강백의 예술세계를 조명하는 자리다. 「오늘의 작가 시리즈」 3번째 순서로 오태석 최인훈에 이어 마련됐다. 이 기획무대는 94년부터 2년마다 개최되고 있다.

올해에는 16일∼6월14일 김아라 정진수 채윤일 이윤택씨 연출로 이강백씨의 대표작 3편과 신작 1편이 공연된다. 이강백씨는 『오태석씨의 경우 작가의 신화성이 아우라(신기·神氣)처럼 둘러싸고 있고 최인훈씨는 극작의 완결성을 전제로 했기 때문에 열려 있는 연극제가 되기 힘들었다』며 적극적 비평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7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강백(52)씨는 그동안 28편을 발표하며 뚜렷한 자기세계를 구축했다. 독재사회를 비판한 「파수꾼」 「내마」등이 70년대 공연금지처분을 받았을 정도로 그의 작품은 사회의식이 두드러진다. 특히 우화적 인물과 사건을 빌리는 「알레고리양식」은 반사실주의적이다.

한국예술연구소 이영미연구원은 『이강백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대립구도로 세계를 파악한다. 이 사유의 틀이 밖으로 향하면 사회비판적 작품으로, 안으로 향할 땐 내면적 자유와 진실을 탐구하는 작품으로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개막작품인 김아라 연출의 「내마」는 국가체제로 발전하기 전의 신라를 배경으로 권력암투를 다룬다. 5·16쿠데타, 육영수여사의 죽음등을 연상시킨다고 해서 공연이 금지됐다가 24년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게 됐다. 연극을 놀이로 풀어내는 김아라씨는 목욕탕을 배경으로 밀실정치와 물고문의 현장을 암시하고 영국왕의 예복, 핏빛 드레스, 현대정장등 의상으로 강한 시각적 이미지를 창출한다. 박상종 노영화등 출연.

정진수씨는 탄광매몰사건의 원인규명을 둘러싸고 이해에 따라 대립하는 인간들의 이기심을 그린 「쥬라기의 사람들」을 연출한다. 채윤일씨는 95년 서울연극제때 연출했던 「영월행일기」를 무대에 올리며 신작 「느낌, 극락같은」을 연출하는 이윤택씨는 대사 중심의 희곡을 몸짓언어로 풀어낸다. 화∼목 오후7시30분, 금토 오후3시 7시30분, 일 오후3시.(02)580­1234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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