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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아일랜드식 평화’ 바람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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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아일랜드식 평화’ 바람부나

입력
1998.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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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 몸살 스페인­바스크·키프로스 지역/“우리도 당사자 원탁회의 할만” 신중모색북아일랜드의 평화협상 타결를 계기로 민족분쟁을 겪고 있는 세계 곳곳이 술렁거리고 있다. 특히 북아일랜드와 비슷한 유형의 분쟁으로 수난을 겪어온 지중해 동부 키프로스와 스페인 북부 바스크 지역은 민족주의자들을 중심으로 상당히 고무돼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스페인의 바스크 분리주의자들은 북아일랜드의 평화협정이 스페인 정부와의 투쟁을 끝내는 본보기가 될 수 있다며 크게 환영하고 있다.

바스크 과격분리주의 단체인 「조국과 자유 바스크(ETA)」의 정치조직 「아리 바타수나(HB)」는 12일 바스크의 날 기념식에서 지지자들에게 북아일랜드 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당사자간 원탁회의 방식이 바스크 문제해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HB는 북아일랜드 평화협정타결의 주역중 한 사람인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가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스페인 총리에게 바스크 문제 평화협정 타결에 나서도록 설득해줄 것을 촉구했다. 온건 바스크 국민당(PNV)도 북아일랜드 평화협정이 바스크 지역의 평화모색에 큰 자극이 될 수 있다고 받아들이고 있다. PNV는 94년 선거에서 30%의 지지를 받은 바스크 지역 제1당으로서 의회에서 아스나르 총리와 동맹을 하고 있다. 고유언어와 인종·문화적 독자성을 추구해온 바스크 분리주의자들은 1937년 스페인 내란중 공화파를 지원했다가 왕당파인 프랑코에 패하는 바람에 자치를 상실했다. 그후 스페인 정부에 자결권, 동료석방, 스페인 자위대철수 등을 주장하며 68년이후 800여명의 목숨을 앗는 무장투쟁을 벌여왔다.

그리스계의 남부와 터키계의 북부로 분단된 지중해의 섬 키프로스도 지난해 8월 그리스계 키프로스의 유럽연합 가입신청이후 중단된 남북간 평화협상 재개실현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북 키프로스의 터키공화국(TRNC)은 3월 그리스계 남 키프로스가 유럽연합(EU)가입협상을 시작하자 키프로스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EU가입협상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EU의 제의를 거절했다. 그리스계가 인구의 78%, 터키계가 18%를 차지하는 키프로스섬은 74년 그리스와의 통합을 위한 키프로스내 쿠데타를 저지키위해 터키가 키프로스 북부지역을 무력 점령, 83년 TRNC를 수립하면서 남북으로 분단됐다. 터키는 현재 키프로스 북부에 3만5,000명의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고 그리스계 키프로스 정부는 이에 맞서 올하반기에 러시아제 SA300지대공미사일을 배치하겠다고 발표하는등 긴장이 고조돼왔다.<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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