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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출항 한나라號 ‘항로 안개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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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출항 한나라號 ‘항로 안개속’

입력
1998.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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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趙 총재 ‘생명력’ 의문… 지방선거후 당권경쟁 격돌 불가피「한나라호」가 갖가지 파란과 우여곡절속에 10일 조순(趙淳) 총재를 선장으로 재추대하고 축제 분위기속에서 진수식을 마쳤다. 대선이후 4개월 가까이 이어졌던 불안정한 과도체제가 일단 정비되고 각 계파 수장들이 부총재로 당무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당의 「실세화」도 어느정도 이루어졌다.

그러나 한나라호가 가야할 길은 여전히 안개속이다. 항로 곳곳에 갖가지 암초가 가로놓여 있다. 가장 문제되는 것은 조순총재의 「생명력」에 대한 당저변의 근본적 회의. 비당권파는 물론이고, 당권파내에서도 『단기필마인 조총재가 언제까지 당의 주인노릇을 할 수 있겠느냐』며 의문부호를 던진다. 세(勢)와 정치력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조총재의 「빈 주머니」로는 당을 추스릴수 없다는 지적이다.

눈앞의 실리와 체면때문에 서둘러 봉합했던 당권파와 비당권파간 갈등이 재연되는 것도 시간문제이다. 계파 실세들이 부총재로 당무에 참여함으로써 대여(對與)전열은 강화되는 측면이 있겠지만, 내부적으론 분란가능성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대리전」 양상으로 전개됐던 계파간 싸움이 앞으로는 직접 난타전으로 바뀌는데다,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문제들에 대해선 순조로운 합의가 이뤄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신상우(辛相佑)·김덕룡(金德龍) 부총재등 중도파가 나름대로 캐스팅 보트를 행사하려 하겠지만, 공천·당직배분·당운영 등 주요 사안이 불거지면 온갖 목소리가 터져나올수 밖에 없다.

눈여겨볼 대목중 하나는 이회창(李會昌) 명예총재와 김윤환(金潤煥) 고문의 향후 동선(動線). 두 사람은 외형적으론 공조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지향점이 서로 엉킨다. 김고문은 이명예총재가 당을 재장악하면 다시 「빈배」로 돌아가야 하는 처지다. 자신이 당권을 쥐는 게 가장 소망스럽지만 현실적으로 기대난이다. 결국 이명예총재를 도와 당권재탈환을 시도하든지, 당권파가 의심하는대로 해로운 선택을 하든지 결정해야 할 처지다. 이같은 내부변수들을 다독거리면서 굴러가더라도 6·4지방선거 이후에는 대격돌이 불가피하게 돼 있다.<홍희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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