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니 S&P라는 한낱 장삿속 신용평가업체들의 손바닥에 세계의 유수기업, 은행은 물론 한다하는 국가 위신마저 놀아나는 시대가 되었다.세계공황 위기감까지 낳았던 이번 「엔화 대탈출」사태가 바로 최대 채권국 일본의 외화채신용 전망이 「부정적」이란 무디스의 한마디로 촉발됐다. 연초 유럽에서도 프랑스 독일은행의 등급하향언질로 주가대폭락등 비상을 치렀다. IMF구제금융의 절박한 상황에 몰려있던 한국의 신용등급을 일시에 정크(쓰레기)본드 수준으로 끌어내려 국가부도위기를 더욱 부채질한 장본인도 이들이다.
이들의 한마디가 위력을 갖는 배경에는 물론 오랜 역사와 신뢰의 축적이 있었기 때문. 무디스의 창업자 존 무디가 신용평가업을 시작한 것은 1908년, 당시 250여개사나 되던 미국 철도회사 발행채권의 채무이행 신뢰도를 알파벳순으로 등급화한게 시초였다. 그때도 지금처럼 최우량이 AAA(트리플A)이고 BB(더블B)이하가 투자부적격. 무디스의 요즘 표시가 Aaa Ba식으로 달라진 것은 한때 사업이 어려워 기호사용권을 S&P에 팔았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채무불이행이 속출했던 29년 세계 대공황때 신뢰가 쌓였고 70년대초 철도회사 팬 센트럴의 예상밖 파산때 결정적으로 투자가의 관심을 끌었다고 한다.
「성적불량」의 통지표를 받는 측의 반발도 거세진다. 남의 신용을 멋대로 재단, 국가와 기업에 엄청난 혼란을 초래하는 것은 「정보화시대의 폭력집단」이란 비난이다. 엔파동의 미국 농간을 의심하는 일본이 마침내 대미(對美) 반격을 선포하는 사태까지 빚어지고 있다.
따지고보면 「정보 폭력」이 투자가에 먹혀들 수 있었던 것은 정보를 차단하고 경영부실을 은폐한데 근본 책임이 있다. 투명 경영이 최선의 자구책이다. 그것이 기업혁신과 국가경제체질을 강화하는 분명한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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