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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이기주의/이충재 사회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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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이기주의/이충재 사회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8.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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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밤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는 주요 사립대학 교무처장들이 긴급모임을 가졌다.서울대가 내년 입시부터 특차전형을 실시키로 하자 대응방안을 모색하자는 게 이 날의 안건. 통상 서울대까지 포함해 서울지역 12개 주요 대학이 참석하는 게 관례였지만 이날 회의 성격상 서울대 교무처장은 참석치 않았다. 대신 이례적으로 동병상련(同病相憐)의 포항공대 관계자가 합류했다.

참석자들은 『지금도 고득점 수험생의 92%가 서울대에 지원하는 현실을 무시하고 서울대가 특차전형까지 실시하는 것은 우수학생을 「싹쓸이」하겠다는 이기적인 발상』이라고 성토했다. 우수학생들을 놓고 서울대와 경쟁을 벌일 수 밖에 없는 사립대로서는 이유있는 항변으로 받아들여졌다.

교무처장들은 한 발짝 더 나아가 교육부장관과 면담을 통해 서울대가 특차전형 계획을 철회토록 건의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특차전형 비율제한 철폐를 요구하겠다고 엄포까지 놓았다.

우수학생 확보를 둘러싼 이들의 싸움에 대다수 학부모와 수험생들은 답답하기만 하다. 우수학생들에게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논리로 특차를 도입한 서울대나 이에 맞서 특차정원을 대폭 늘려 맞불작전을 펴겠다는 사립대학 모두 또다른 이기주의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서울대와 사립대간의 갈등을 지켜보는 교육부도 답답하기만 하다. 대학입시 자율화라는 대원칙을 천명하고 한 단계씩 진전시켜나가는 입장에서 대학에 콩놓아라 팥놓아라 간섭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학자율화 또는 대입완전자율화가 우리가 지향해야할 방향이라는 데 대해 부인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자율화가 확대될수록 대학의 사회적 책무 또한 망각되서는 절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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